지난달 31일, 법정사 항일운동 애국지사 모신 의열사 앞에서 의미 되새겨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산사 음악회에 참석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음악에 몸을 맡기고 있다.(사진=양용주 기자)

법정사 항일운동 101주년을 맞아 <본지>에서는 산사 음악회를 마련해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렸다.

법정사 항일운동은 1918년 10월 7일 서귀포시 도순동에 위치한 법정사를 중심으로 지역주민 700여 명이 참여했다가 66명이 투옥된 무장 항일 운동이다. 도내 최초 최대의 항일 운동이자 1910년대 종교계가 일으킨 전국 최대 규모의 무장 항일운동으로, 31운동을 비롯해 민족 항일 의식을 전국적으로 확산시켜나가는 선구적 역할을 했다.

지난 달 31일 열린 음악회 장소는 법정사 항일운동에 참여했던 700명의 합동신위와 당시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던 66명의 신위를 모신 의열사 앞마당이다. 음악회는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의 '무오법정사 항일운동 발상지 활성화 사업' 일환으로 마련됐다.

음악회가 열린 의열사는 ‘법정사 항일운동 성역화 사업’ 추진 당시에 항일운동에 참여했던 애국지사들을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 서귀포시는 2000년부터 2011년까지 총 예산 44억 원을 투자해 진입로 개설을 비롯해 66명의 애국지사를 모신 의열사, 관리사, 항일항쟁 기념비 등을 건립하는 등 '법정사 항일운동 성역화 사업'을 추진했다. 2003년 11월 12일에는 이곳을 도지정문화재기념물 제61-1호로 지정해 법정사가 항일항쟁의 성지임을 나타냈다. 

음악회에는 강상무 법정사 항일운동 유족회장도 시민들과 함께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고길림 제주도세계유산본부장, 고경수 제주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 강창용 대천동장 등도 함께 자리했다.

이날 색소포니스트 전현미와 서귀포 프라스퀸텟, 통기타 라이브 가수 양대철, 어린이 합창단 ‘소울 앙상블’ 등이 무대에 올라 시민들에게 다채로운 음악을 선보였다. 음악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음악에 맞춰 태극기를 흔들며 애국지사의 정신을 돼새겼다.

<법정사 항일운동>의 저자 한금순 박사와 동화 <법정사 동이>를 쓴 노수미 작가, 삽화를 그린 변명선 작가, 강상무 법정사 항일운동 유족회장 등이 함께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면서 음악회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법정사 항일운동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강상무 유족대표는 “지난 29일이 경술국치일”이라면서 “1910년 8월 29일부터 우리나라는 국권을 상실하고 일본에 모든 것이 넘어갔다. 법정사 항일운동은 승려들이 계획을 세우고 하원 도순 월평 가정 대포 지역주민들을 모아서 제주도 내 일제, 상인, 순사들을 몰아내기 위해 거사를 펼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700여 명의 마을주민들이 참여했는데, 70여 년 간 묻혀져서 전혀 이야기를 꺼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강상무 유족대표는 “이제까지 법정사 항일운동에 대해 정립이 안됐는데, 지난해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법정사 항일운동’, <법정사 동이>를 편찬하면서 무오법정사 항일운동을 조천 만세운동이나 해녀항일운동 못지않게 제주도민 전체와 전국에 알려서 항일정신을 계승할 수 있도록 마련해 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유족대표로 고마운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부터 전시관에서는 법정사 항일항쟁 관련 전시가 이뤄졌으며, 법정사터를 비롯해 의열사, 기념탑 등을 탐방하며 항일운동 정신을 기리는 트래킹도 운영됐다.

어린이 함창단 '리틀 소울 앙상블'을 공연하고 있다(사진=양용주 기자)
<법정사 항일운동>의 저자 한금순 박사와 동화 <법정사 동이>를 쓴 노수미 작가, 삽화를 그린 변명선 작가, 강상무 법정사 항일운동 유족회장 등이 함께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양용주 기자)
독후감 공모 당선작 시상식(사진=양용주 기자)
동화 <법정사 동이> 삽화 전시(사진=양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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