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세계유산본부, “지하로 스며든 빗물 용암층 사이 점토질 따라 하천처럼 흘러”

▲ 만장굴 벽면에서 쏟아져 내리는 빗물(사진=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고길림)는 만장굴과 용천동굴 내 빗물 유출현상을 조사한 결과 제주도 지하의 독특한 빗물 흐름 특성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용암층의 틈새(쪼개진 절리면)로 스며든 빗물이 용암층 사이에 분포하는 불투수성의 고토양층을 만나, 그 위를 따라 흘러가다 동굴 내부 벽면으로 유입된다는 것이다. 

연간 70~80만 명이 찾는 세계자연유산 만장굴은 집중호우 시 동굴내부에 물이 차올라 관람이 불가능 해지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원인규명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최근 제주지역에 큰 호우를 내렸던 태풍 타파와 미탁이 지난 직후 세계유산본부의 한라산연구부에서 직접 조사를 수행했다. 

세계유산본부는 “동굴 내로 유입되는 빗물은 동굴천정에서 떨어지는 천정낙하수와 동굴벽면의 틈으로 흘러드는 벽면유출수로 구분됐다. 천정낙하수와 벽면유출수 모두 집중강우 후 이틀 이내에 그 양이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동굴 바닥에 차올랐던 물도 하루 이내에는 그 수위가 낮아져 보행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특히 주목했던 현상은 벽면유출수가 동굴의 특정 구간에서 한쪽 벽면에서만 대량으로 흘러들거나 혹은 뿜어져 나오는 현상이었다.

다량의 벽면유출수 발생 구간을 집중 조사한 결과 만장굴과 용천동굴 모두 벽면에 붉은 색의 고토양층이 관찰됐으며, 고토양층 윗면을 따라 다량의 유출수가 흘러나오는 것이 확인됐다.

이러한 현상은 지하로 스며든 빗물이 지하의 용암층 사이에 분포하는 불투수성의 고토양층을 따라 흘러나오는 것으로 추정했다.  

고길림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조사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용암동굴계가 자체의 화산지질학적 가치와 더불어 제주도 지하로 흘러드는 빗물의 흐름 특징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수문지질학적 가치도 지니고 있음을 새롭게 각인시킨 연구결과였다”라고 평가하고, “현재 진행중인 ‘제주도 천연동굴 보전관리방안 연구 및 조사’사업과 연계하여 빗물의 유입량, 흐름속도 및 패턴 등 정량적 연구에서도 성과를 도출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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