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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정해상풍력을 반대하는 이유조약골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
서귀포신문 | 승인 2019.11.21 14:07
조약골.

방어축제가 열리는 모슬포항에 와보면 대정지역 경제 활력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알 수 있다. 바로 대정 앞바다의 황금어장과 이곳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배들로부터 비롯된다. 그런데 그 한복판에 해상풍력발전 타워 18기가 들어서게 되면 항행의 자유가 사라지고 선박은 긴 구간을 에둘러 다녀야 할 것이다. 대정해상풍력 예정지의 사업면적이 5.5㎢인데 이는 마라도 면적의 18배, 축구장 면적의 764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모슬포항에서 직선거리로 2㎞로 채 되지 않는 바다 한가운데 거대한 장애물 단지가 세워지는 셈이어서 국가어항인 모슬포항을 이용하는 배들의 입출항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결국 항구의 기능이 축소될 것이고, 이에 따라 대정지역 경제도 쪼그라들지 않을까?

바다 한가운데서 거대 구조물을 설치하는 공사를 벌인다면 부유사를 비롯한 온갖 화학물질이 흘러나와 해양생태계를 오염시킬 것이며, 해류의 흐름도 바꿔놓을 것이 분명하다. 강한 해류의 자연스런 흐름으로 연중 풍요로운 영양염류가 흘러드는 대정지역 해양생태계에 커다란 변화를 초래할 것이며, 이는 깨끗한 바닷물에 의존해 살아가는 양식어민에게도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것이다. 

돈으로 보상할 수 없는 생태적 가치도 있다. 바로 대정 앞바다에 자리를 잡고 살아가는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이다. 한반도 모든 해역을 통틀어 제주에서만 발견되지만 너무나 개체수가 줄어 이제 약 120여 마리 정도밖에 남아 있지 않은 귀한 바다 친구들이어서 국가에서는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놓았다. 돌고래 쇼장에 갇혀 있다가 우여곡절 끝에 고향 바다로 돌아오게 된 돌고래들을 대정읍 해안도로에서는 육안으로 연중 관찰할 수 있다. 귀환한 돌고래들이 야생 무리와 어울려 새끼를 낳아 키우는 모습도 세계 최초 사례로 대정 앞바다에서 확인되었다. 이 돌고래들은 해상풍력단지가 지어진 곳에는 가지 않는다. 서식처 한가운데 대형 철말뚝을 박아버리는 사업이 한경, 한림, 구좌, 대정 등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돌고래들로서는 더 이상 쫓겨갈 곳이 남아있지 않은 절박한 상황이다. 

대정 해안가에서 국토 최남단 가파도와 마라도를 바라보는 멋진 풍광도 중간에 발전타워가 가로막아버릴 것이다. 제대로 된 주민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려다가 발생한 이런 문제들은 모두 대정해상풍력단지가 연안에서 겨우 1.2km 정도 이격되어 있기 때문에 나타난다. 풍요로운 어장과 멋진 경관 그리고 멸종위기 해양동물의 터전인 이곳을 왜 공사판으로 바꿔버리려고 하는가? 서남해해상풍력은 전북 격포항에서 18㎞ 이격되어 있고, 울산에 지으려는 부유식 해상풍력도 연안에서 약 50㎞ 떨어져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도거뱅크 해상풍력도 영국 해안에서 직선거리로 125㎞ 떨어진 곳에 짓고 있다. 전 세계 해상풍력발전단지들을 전수 조사했더니 연안 이격거리가 평균 5㎞ 정도로 나왔다. 대정해상풍력을 비롯해 제주에 지어지는 것들은 모두 ‘연안풍력’으로 해안선에서 너무 가깝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소음과 전자파, 자기장, 저주파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두고두고 갈등 요인이 될 것이다. 신재생에너지로서의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연안 지역에 해상풍력을 짓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

서귀포신문  sgp19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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