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으로 감귤 가공공장 가동중단, 비상품감귤 롯데와 일해에서만 처리

가동이 중단된 개발공사 감귤 가공공장.(사진은 장태욱 기자)

제주도개발공사 노동자들이 지난 27일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삼다수 제조공장과 감귤주수 가공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삼다수는 예비 물량으로 당분간은 공급에 큰 차질이 없지만, 감귤출하기 비상품 감귤처리에는 비상이 걸렸다.

제주개발공사 노동자들은 그동안 무노조 경영의 역사를 끊고 지난 2월에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그리고 7월부터 사측과 19차례에 걸쳐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교섭을 진행했다.

올해 2월 설립된 노조는 7월부터 19차례에 걸쳐 사측과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해 왔다. 당초 양측은 10월10일 단체협약 체결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개발공사노조는 결국 12월12일 제주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는데 이마저 여의치 못했다.

협상의 최대 쟁점은 총임금 대비 9.9%의 인상안이다. 제주개발공사 사측이 노조의 요구안 등을 최대한 수용하는 차원에서 제시한 안인데, 2020년 행안부가 제시한 공기업 인상률은 4.2%을 초과하는 안이어서 스스로 철회해야 했다. 행안부는 매년 지방공기업 임금인상 기준이 되는 총인건비 인상률을 제시하고 준수여부를 경영평가를 통해 점검하고 있다.

노조는 사측의 태도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신과 불만을 드러냈다. 그런 가운데서도 양측이 파국을 피하기 위해 27일 마라톤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결렬됐다. 노조는 27일 파업을 선언했고, 오경수 사장은 사태에 대해 칙임지겠다는 입장에서 원희룡 지사에 사표를 제출했다. 사표는 28일 전격 수리됐다.

개발공사 감귤수거 트럭이 길가에 주차됐다.(사진은 장태욱 기자)

노조의 파업으로 삼다수 공장과 감귤 가공공장 가동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개발공사 사측은 삼다수의 경우는 비축분으로 한두 달을 버틸 수 있다는 입장인데 파업이 장기화되면 3월 이후의 사태를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문제는 가동이 중단된 감귤가공 공장이다. 감귤 출하가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파업이 진행되면서 가공용 감귤 처리가 어려움을 겪게 됐다. 특히 올해는 예년에 비해 열매와 껍질이 분리되는 부피과 비율이 높아 비상품 물량도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귀포시내 농협 유통 담당자는 “그동안 개발공사와 롯데칠성음료, (주)일해 등 공장 3곳이 비상품 감귤을 처리했는데 제주개발공사 노동자들이 감귤 수거를 중단하면서, 물량을 롯데와 일해로 보내고 있다”라며 “비상품 처리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제주자치도가 올해 산 일부 비상품 감귤에 대해 산지폐기를 유도하면서 처리 대란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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