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준 제주도농업기술원 행정사무관(관광학박사)

제주농업이 기후변화, FTA 등 시장개방 확대로 농산물 수입증가, 안전성을 위협하는 등 대내외적인 여건변화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제주의 1차산업을 이끌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은 연구지도사업 및 지원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농가들에 대한 행정의 신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신뢰란 일반적으로 상대방이 나에게 해가될 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그러한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관적 기대를 가지고 위험을 자발적으로 감수하는 태도라고 정의 할 수 있다. 즉, 정보의 불확실성과 감시의 불완전성에 기인하여 위험성과 취약성을 반드시 수반한다고 할 수 있다.

농업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농민들의 신뢰를 받는 것이 우선이다. 정책신뢰를 구성하는 요인은 정책내용 요인, 공직자 요인, 정책홍보 요인, 정책과정 요인 등 다양하다.

첫째로, ‘정책내용 요인’에 의하면 정책은 규범적으로 올바른 내용으로 구성되어졌는가에 대한 것이다. 정책시행으로 사업이 당면한 현안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다수 농가들의 지지를 받게되나, 사업내용이 갖추어야 할 규범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때와 현실과 먼 사업추진, 사업의 잦은 변경 등은 정책 불신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연구과제 수행을 통한 결과물이 실제 농업현장에 실증 또는 시범사업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현장에 반드시 필요한 과제(사업)를 발굴하고, 농가 등 이해 관계자들의 상호 이해와 협조를 바탕으로 연구과제와 시범사업이 유기적으로 연계될 때 사업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

둘째로 ‘공직자 요인’에 의하면 공직자는 효율성·전문성 등을 고려하여 사회변화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 또한, 문제해결에 요구되는 역량과 헌신, 협상 및 조정능력 발휘를 통해 주어진 한정된 자원 하에서 최대의 결과를 이끌어 내야 한다.

셋째로 ‘정책홍보 요인’에 의하면 정책홍보 활동은 쌍방향 의사소통에 기초한 정책결정 방식이다. 행정의 공개성·투명성을 강화시키는 수단으로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통해 신뢰를 얻고자 정책에 대한 홍보를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지도사업 연계 활성화 측면에서 보면 연구 결과물이 시범사업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실증과정을 거쳐 어느 정도 사업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된 시범사업인 경우 농가 등 이해 관계자들을 참여시켜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그간의 진행과정들을 세부적으로 설명해 나감과 동시에 도내 신문, 방송사 등 언론을 통한 홍보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넷째로 ‘정책과정 요인’에 의하면 정책과정 참여는 주민들이 의사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고 욕구를 충족시켜줌과 동시에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데 드는 비용이 참여로부터 기대되는 편익보다 작은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정책과정상의 투명성(개방성)과 이해 관계자의 참여가 중요하다. 여기서 개방성은 새로운 혹은 중요한 정보를 상대방에게 정확하게 숨김없이 제공하고 공유함으로써 예측가능성과 감정적 유대와 동일체 의식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참여의 배제는 생산적인 논의를 통해 얻어지는 다양한 요구사항들을 반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정책이 주민들에게 불리하거나 잘못된 경우에도 오류를 시정할 수 있는 길이 봉쇄되어 정책불신을 가져온다. 이는 정책집행자들이 필요한 의사소통 기술을 갖지 못하는데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사업계획 수립단계에서부터 계획 종료에 이르기까지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소통과 정보공유를 통해 사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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