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록 / 서귀포시서부보건소

기분 좋아서 한 잔, 좋은 일이 있어서 한 잔, 열 받아서 한 잔, 스트레스 받아서 한 잔 등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술자리를 접할 기회는 너무나 많다.

술자리가 즐겁고, 과하지 않으면 전혀 해가 되지 않고,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어 술은 삶에 윤활유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 음주에 대해 큰 거부감 없이 일상생활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여 왔다. 그러다가 절주업무를 담당하며 술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게 되면서 나의 사고는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모든 음료에 알콜이 1%이상 들어가 있다면 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술이 문제가 되는 것은 술 속에 들어있는 알콜 성분 때문이다. 알콜은 1급 발암물질이며, 담배나 마약처럼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로 뇌 기능을 떨어뜨리고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술은 약물로 분류된다고 한다. 술을 마시는 행위는 화학물질이 우리 몸속에 쌓이는 과정이며 알콜이 우리 몸속에 들어가게 되면 온몸 구석구석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각종 간질환을 야기하며 만성 췌장염의 60%정도가 음주가 주요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 외 골다공증이나 면역기능 저하 및 암을 발생시키고, 생식호르몬에 영향을 끼쳐 불임의 원인으로 작용 할 수도 있고 과음이 오랜 기간 지속되다 보면 뇌세포 파괴를 일으켜 알콜성 치매를 유발 하는 등 술로 인해 야기되는 질환은 부지기수다.

물론 술을 마시게 되면 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어지며 기분이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분명 있지만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역으로 알콜중독에 빠질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보건소에서는 알코올사용장애 선별검사(Audit-k)를 시행하고 있으며 정상음주군, 위험음주군, 알코올사용장애추정군으로 구분되며, 전문의의 상담이 필요한 경우 개인정보수집제공에 동의하면 상담 및 치료기관에 연계되어진다.

하루 1~2잔의 적당량의 음주는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견해도 있지만 최근 세계적인 음주 추세는 절주보다는 금주를 적극 권장하는 추세라고 한다. 나 역시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금주를 권장한다고 해서 갑자기 술을 끊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나는 오늘 술잔은 내리고 건강은 올리는 삶의 방정식을 말하고자 한다. 술자리는 되도록 피하고, 남에게 술을 강요하지 않으며 원샷을 하지 않고, 폭탄주를 마시지 않으며, 음주 후 3일은 금주하는 등 생활 속 절주 실천 수칙이라도 철저하게 준수해 내 건강도 지키고, 남의 건강도 더불어 지켜주도록 하여 술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밝고 건강한 사회가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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