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 카슨(Rachel Carson)1962, <침묵의 봄> 이라는 책을 통해 DDT를 비롯한 살충제의 무분별한 남용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발했다. '침묵의 봄'은 농약 및 화약약품 사용으로 인해 생태계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고 결과적으로 봄이 왔음에도 생명체가 사라져 새들의 노래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적막한 봄을 의미한다.

책은 출간 당시 광범위한 대중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미국에서는 수많은 환경단체가 결성됐다. 이후 민간단체뿐만이 아니라 정부도 살충제의 사용 문제, 야생 동식물의 보호 문제, 대기 및 수질 오염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카슨의 문제제기에 따라 환경문제는 정부기구와 비정부기구를 관통하는 전 지구적 핵심 의제가 됐는데, 아쉽게도 생태계 파괴는 모습만 달리할 뿐 더욱 다양한 형태로 범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대 연간 14만 종 이상의 생물이 멸종하고 있으며, 식물의 경우 지구상에 서식하는 종의 1/8이 모습을 감추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추세라면 지구 전체 생물종의 20%2050년 이내에 멸종할 것이라는 전망이 발표됐다.

본지는 최근 서귀포시 거믄여 해안에 농약으로 추정되는 흰 액체가 유입된 사실을 확인했다. 농약이 냇물을 따라 바다로 유입됐다면 하천은 물론 바다의 생태계까지 파괴할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하다.

농업은 본래적으로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공급하고 홍수로부터 토양의 유실을 막아주는 친환경적 사업이다. 농민이 가꾼 작물은 농촌의 경관을 풍요롭게 하고, 나비와 참새, 두루미 등 많은 동물들에게 서식장소를 제공한다. 정부가 농가에 공익형 직불금을 제공하는 이유도, 농업이 갖는 공익적 기능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농약사용은 생물 및 생물다양성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최근에는 과거에 비해 덜 해로운 농약들이 출시되기는 했지만, 농약을 꼭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한 사용하려는 농민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농약을 필요이상으로 많이 사용하고, 남는 농약을 땅속이나 하천으로 방류한다면 환경이 파괴되는 것은 자명하다.

한번 멸종된 생물은 되살아나지 않고, 연쇄적으로 다른 생물의 멸종을 부른다. 그리고 자연 순환의 불안정을 초래한다. 최근 코로나19가 전 지구적으로 재앙을 불러온 것도, 서식할 장소를 잃어버린 바이러스가 생존을 위해 변형을 일으켜 인간의 세포에 기생하기 때문이다.

자연은 파괴의 결과를 인간에게 반드시 되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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