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민건강보험 서귀포지사상

김영애 건강보험 서귀포지사장
김영애 건강보험 서귀포지사장

코로나19 여파로 일상이 제한되고 많은 산업이 위축되며 세계적 경제위기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세계의 표준이된 K-방역으로 코로나19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상황 역시 밝아 보이지 않는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확산 전인 2월 이후 79만명이 감소했고 일용직과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또한 OECD에서 발표한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은 코로나 이전 2%에서 1.2% 하향 조정되었다. 만약에 하반기에 2차 대유행이 발생할 경우 더욱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앞으로 코로나19 이외에도 다양한 감염병의 위협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비를 가계에서 직접 부담한다면 어떻게 될까?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에서 건강보험은 코로나 방역 치료와 의료체계 유지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 하였다. 코로나 검사·치료를 위해 진단검사비, 국민안심병원·선별진료소 운영지원, 음압격리실 수가 인상 등 진료비 2천억원을 지원하여 국민들이 병원비로 인한 불안감에 떨지 않고 방역에 협조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경영이 어려워진 의료기관에 신속하고 적극적인 진료비 선지급(25333억원)과 조기지급(22->10)으로 의료체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하였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병원비까지 부담하게 되면 구매력이 감소하게 되고 소비감소로 이어져 또 다른 경제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 이에 건강보험은 코로나19 치료비를 지원한 것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저소득층에 대한 보험료 감면(30-50%)을 실시하여 안정적인 소비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처럼 건강보험이 의료기관에 대한 신속한 재정 지원과 국민들의 가계의료비 부담을 줄여 사회안전망으로써 경제회복을 위한 방파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간 건강보험재정을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여 모아둔 준비금적립금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2017년 발표한 보장성강화 정책은 국민의 병원비 부담이 큰 부분부터 단계적으로 건강보험의 보장률을 높여 병원비 부담을 완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는 치료에 필요한 모든 항목에 대해 코로나19처럼 병원비 걱정을 하나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실제 보장성강화 효과로 2018년 중증·고액 30위 질환 보장률은 81.2%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며 국민의 병원비 걱정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위기로 경제상황에 어려움은 있으나 보장성강화계획의 차질 없는 수행과‘21년 수가인상, 고령화에 따른 노인 진료비 증가 등에 상응하는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적정수준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적정수준의 보험료가 인상되지 않으면 건강보험 보장률이 떨어져 과도한 본인부담금으로 인해 가계파탄과 빈곤의 위험성이 커진다. 다소 보험료를 증액하더라도 건강보험재정을 확보하고 보장성을 강화하여 비급여 부분을 줄이는 것이 궁극적으로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아직 2차 유행 가능성이 남아있고 또 다른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반복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위기도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료 인상을 부담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적정수준의 보험료 부담을 통해 건강보험재정이 안정되어야 또 다른 위기 시에도 건강보험이 국민을 보호하고, 굳건한 사회안전망으로써의 방파제 같은 역할을 수행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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