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조생 노지감귤 출하가 시작됐다. 최근 3일간 시장 상황은 감귤농가에 시사하는 점이 크다.

올해 첫 번째 감귤 경매가 열린 지난 5일 가락동도매시장으로 반입된 노지감귤은 101, 평균가격은 7600원을 기록했다. 5kg 기준 7600원이면 농가 수취가는 1kg 기준 1000원을 밑돈다. 그런데 6일에는 반입량이 55.3톤으로 거의 절반으로 줄었고, 가격은 9600원으로 2000원 상승했다. 그리고 7일에는 반입량이 전날에 비해 19톤 늘어 74.1톤을, 평균가격은 1000원 증가한 1600원을 기록했다. 농가 수취가는 1kg 기준으로 1500원을 웃돈다. 이정도면 농사할 만 한다.

최근 3일간의 자료를 놓고 감귤가격의 추이를 전망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몇 가지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이전에 극조생 감귤의 가격추이를 보면 첫 출하 후 기간이 경과할수록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올해는 다른 패턴을 보일 수도 있다는 기대가 생긴다. 그동안 농가들이 칼슘제를 꾸준히 살포해 극조생 부패 현상을 예방한 것과, 농정당국이 드론 등을 이용해 미숙과 출하 현장을 적발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극조생 감귤은 노지감귤 가운데 가장 먼저 출하되기에 품질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다. 처음으로 출하된 감귤이 시장에서 좋은 이미지를 형성해야 이후 출하될 조생감귤과 만감류 등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과일과 채소의 가격이 유래 없는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추석에 사과와 배 5Kg 한 상자 가격이 6만 원에 육박했고, 배추 한 포기 가격도 1만 원에 이를 정도였다. 모두가 지난여름에 닥친 태풍이 남긴 결과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태풍으로 인한 사과 낙과 피해면적은 3367ha로, 전체 사과 재배면적 31601ha11%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이해 낙과율은 경북이 15%, 경남은 50%, 전북과 전남 각각 15%, 충남과 충북은 각각 10%를 기록했다.

배 재배농가들도 태풍을 큰 피해를 입었다. 8호 태풍(바비)의 영향으로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낙과피해가 발생했고 제9(마이삭), 10(하이선) 태풍의 영향으로 동해안 인접 지역에서 낙과 피해가 발생했다. 배 낙과 피해면적은 2100ha로, 전체 배 재배면적 9000ha23%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과의 배 등 감귤의 경쟁과일들은 봄철 저온현상으로 피해를 입은데 이어 태풍으로 인한 상처과 등이 발생해 나무에 남아있는 배들도 품질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노지감귤은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지 않았고, 오히려 과실이 적절히 비대하고 품질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지온주 생육상황은 현재까지 대체로 양호하며, 생산량도 전년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나타나는 소비패턴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5월에 발표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농식품 소비분야 영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내소비자들은 코로나19의 확산을 우려해 외식 횟수는 대폭 줄이는 반면, 국내 농산물 소비는 늘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특히,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국내 농산물 소비를 늘리겠다는 의향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가와 농정당국이 끝까지 품질과 출하량만 조절하면 역대 최고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 기회를 걷어차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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