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경제가 끝 모를 터널에 갇혀 빠져나올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지역내 소비가 위축되더니 믿었던 감귤마저 시장에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미분양주책은 전국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데, 유독 서귀포시만 가파르게 증가학 있다. 코로나19가 최근 확산되면서 겨울철 지역경제를 받쳐주던 동계훈련 유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귀포 농업계는 올해 여름까지만 해도 올해산 노지감귤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이어진 가을태풍으로 육지부 대부분 경쟁과일이 흉작을 맞았기 때문에, 제주감귤이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판매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침 서귀포시가 2022년 감귤 조수익 1조 원 달성 기반을 조성한다는 목표로 600여억 원을 투입해 품종갱신과 성목이식 등을 대대적으로 유도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얼어보니 결과는 시원치 않았다. 감귤 5kg 한 상자 평균 경락가는 6000원 안팎을 맴돌았다. 농가 조수익을 기준으로 판단해보면, 30년 전 가격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간 수집상들이 감귤 매입을 중단하면서 농협이 운용하는 산지거점유통센터는 출하를 위해 대기중인 감귤로 넘쳐난다. 농민들은 수익은 고사하고 출하도 어렵다고 아우성을 친다.

그 와중에서 서귀포감귤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제주산 감귤을 서귀포산으로 속여 판매하거나, 산이 채 빠지지 않은 천혜향을 서둘러 출하해 단속에 적발되는 상인들도 있었다. 지역 농민들의 희망을 빼앗는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미분양 주택도 위험수위를 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주택이 총 26703호로 집계됐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에 47797호에 비해서는 45%나 줄었다.

그런데 제주도의 전체 미분양은 지난해 1072호에서 올해 1233호로 15% 증가했다. 문제는 제주도 미분양주택의 대부분이 서귀포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올해 10월 기준 제주도의 미분양주택 1233호 가운데 서귀포(826)가 차지하는 비중이 66%에 이른다. 인구는 제주도 전체의 30%에도 미치지 않는데, 미분양주택은 절반을 넘는다.

게다가 서귀포의 미분양주택은 지난해 비슷한 시기(717)에 비해 109호나 늘었다. 갈수록 쌓이는 미분양주택이 지역 경제의 발묵을 붙들고 있다. 공사대금과 관련해 소송이 이어지고, 건축회사들은 도산위기에 놓였다. 일자리를 잃은 건설노동자들이 거리를 배회한다.

최근 확산되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관광업도 크게 위축될 상황에 처했다. 서귀포시는 당초, 코로나19로 해외로 전지훈련을 떠나지 못하는 선수단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프로축구팀과 프로야구팀, 학교 선수단을 유치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놓을 계획이었다.

그런데 도내에서 연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표되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게 됐다. 계획됐던 동계훈련 대회들은 대부분 취소됐고, 지역 업체들은 싸늘한 겨울을 나야 할 처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사람이 북적이던 거리는 싸늘하게 식었다. 너무나 뼈아픈 경자년(更子年) 세밑이 덧없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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