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한바탕 홍역을 치뤘다. 하루 한두 명에 불과하던 도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911명으로 처음 두 자리 수를 기록하더니. 이후 17에는 27명을, 22일에는 33명을 각각 기록했다.

22일 확진자 33명은 부산(32), 대구(24)보다도 많은 수치다. 코로나19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식되던 제주도가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앙으로 떠올랐다.

926일부터 시작된 추석 연휴 5일동안 28만명이 제주를 찾았지만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올 나타났다. 10월에도 제주에서 신규 확진자가 없어 청정지역을 유지했고, 11월에는 총 22건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데 그쳤다. 도민과 관광객들이 제주도를 코로나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곳이라는 확신을 품게 됐다.

그런데 123차 대유행이 발생하고 제주도에서 대구시보다는 많은 확진자가 발표되면서 그런 확신과 자부심은 허무하게 무너졌다.

박기수 고려대 의대 환경의학연구소 교수는 지난 4월에 코로나19는 방심을 먹고 자란다라는 글을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 기고했는데, 내용이 의미심장하다.

박기수 교수는 당시 코로나19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사람들이 경계없이 나들이를 떠나는 상황을 매우 경계하며 감염 상황을 통제하는 데는 지금까지 모든 경제 주체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필요했지만, 감염자수 재확산은 별다른 수고 없이 한 순간에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바이러스 입장에서 보면, 연휴 기간은 자신들의 영역을 다시 넓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바이러스는 방심이라는 자양분을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박기수 교수의 우려와 지적은 현실이 됐다. 11월 잠잠다한 코로나19 확진은 12월 들어 급증하기 시작했다. 겨울이 시작되면서 우려했던 3차 대유행이 현실화됐다.  방심은 우리를 3차 대유행의 터널로 안내했다.

제주도가 지난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을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고, 정부가 23일부터 5인 이상 집합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리면서 상황이 다소 개선됐다. 게다가 도내 코로나19 확진사례가 늘어나면서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이런 일들이 맞물려 도내 확진자수가 눈에 보이게 줄어들었다. 제주에서 하루 30명을 웃돌던 도내 확진자가 26일에는 7, 27일에는 11명을 기록하더니 28일에는 5명으로 줄었다. 도민사회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확진자수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코로나19와의 싸움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백신을 도입해 내년 2월부터 11월 사이에 전 국민에게 접종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계획대로 모든 게 순조롭게 추진된다하더라도 내년 11월까지는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누구보다 큰 고통을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노래방이나 휘트니스 같이 코로나19에 취약한 사업을 운영하는 업주들이 그렇다. 그리고 이 전쟁을 인해 이동과 활동이 제한을 받는 노인과 장애인이 그렇고, 학교나 유치원에 아이를 보내지 못하는 맞벌이 부부들이 그렇다. 이들에 대한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고 사회가 이들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7월에 기자회견에서 남긴 말이다. 우린 그 소박하고도 간절한 소망, 전쟁이 발발하지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 한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