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제주공항

제주 제2공항에 찬반을 묻는 도민여론조사가 17일 마무리된다. 이제 결과를 종합해 발표하는 일만 남았다.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과 관련 제주도민의 뜻을 확인하기 위한 여론조사가 15~17일, 3일 동안 실시되고 18일 오후 3시에 발표된다. 지난 2015년 11월 10일, 박근혜 정부가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실제로는 5개 마을) 일대를 ‘제주 신공항’ 예정지로 결정한 지 5년 넘게 이어온 찬반 갈등에 대해, 도민의 입장을 처음 공식적으로 확인한다.

지난 5년간 제2공항은 지역의 모든 이슈를 압도하는 핵심적인 갈등요소였다. 제2공항에 찬성하는 이들은 현재 제주공항이 포화상태에 이른 점,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불균형한 발전, 제주 동부지역의 낙후와 침체 등을 지적했다. 반대하는 이들은 제2공항 입지선정이 투명하지 못했고, 공항이 추가로 건설될 경우 환경파괴가 불가피하고, 더 많은 관광객을 받아들일 경우 제주의 환경이 이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모두 맞는 말이다. 모든 개발에는 이렇듯 찬반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다. 공항을 개발하는 경우는 주거지를 수용당하는 사람들과 그 주변에서 개발의 이익을 챙기는 사람들 사이에 견해차는 극명하다.

그런데 서귀포시민으로서 이번 여론조사에 쉽게 수긍할 수 없는 점들이 있다. 가장 큰 것은 서귀포의 미래를 결정하는 일을 제주시 사람들에게 맡긴다는 점이다.

서귀포시의 인구는 제주시 인구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도민여론조사를 시행하면 압도적 다수가 거주하는 제주시 사람들이 결정권을 쥘 수밖에 없다. 지난해 초에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가 실시한 여론조사의 결과는 이를 잘 보여준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제주시민의 79.9%, 서귀포시민의 81.3%가 현재 공황의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 제주공항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도민의 공통된 인식이다.

그런데도 서귀포 주민은 52.2%가 제2공항 건설에 찬성했고, 제주시 주민은 37.1%만 찬성했다. 도민 전체적으로는 찬성이 41.4%, 반대가 55.9%로 반대가 많았다. 제주시에서는 현재 제주공항 인근인 노형동(72.2%), 연동(68.8%) 주민들은 반대가 압도적이었다.

노형동과 연동의 선택에서 아이 공부시키기 좋고, 행정에 대한 접근성이 편리하며, 내륙을 오가기 편리한 동네라는 지위를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심리를 엿볼 수 있다. 이는 결국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가격과 연결되는 문제들이다.

그동안 제2공항에 반대하는 비상도민회와 성산읍 주민들은 절차적 투명성과 환경보호, 주민의 거주권 등을 내세우는데 현실은 비교적 편리한 여건에서 사는 사람들의 이기심이 결과를 결정한다. 제2공항 반대 여론에도 부동산에 대한 집착이 숨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다. 그런데 서귀포의 미래를 우리 이기심이 아닌 타인의 이기심에 맡기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 서귀포의 미래를 서귀포사람들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내년에 지방선거가 열리는데, 우린 서귀포시장을 우리 손으로 뽑지 못할 것이며, 다시 연동에서 모든 정책이 결정되는 굴욕을 감수해야 한다. 참으로 억울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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