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의 대부분 지역이 인구소멸 위험에 빠졌다는 분석이 발표됐다. 서귀포 구도심과 농촌형 동지역, 동부지역 읍면이 인구소멸 위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2010년에서 2019년 사이 소멸위험지수가 매우 악화됐다.

제주연구원 고태호 연구위원이 지난해 말에 발표한 제주 읍·면·동지역 인구 분석 및 대응 방안’ 보고서는 서귀포시의 심각한 상황을 잘 보여준다.

서귀포시에서 자연증가 인구는 2010년에는 461명 증가(출생 1408명, 사망 947명)한 반면, 2019년에는 206명 감소(출생 1081명, 사망 1287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귀포시 전체적으로 보면 사망인구가 출생인구를 압도하기 때문에 인구의 자연증가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구의 고령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유소년(14세 이하) 인구 100명에 대한 고령(65세 이상) 인구의 수를 노령화지수라고 하는데, 서귀포시의 노령화지수는 142.2로 나타났다. 제주시의 노령화지수가 91.1인 것과 비교하면 서귀포시가 ‘노인들의 도시’라는 사실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특히, 천지동(269.8), 중앙동(256.2) 정방동(249.2), 송산동(235.5) 등 구도심 전역과 성산읍(236.5), 남원읍(226.6), 표선면(203.4) 등 동부지역 읍면도 노인의 인구가 유소년의 두 배를 훨씬 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구소멸위험지수도 심각하다. 20~39세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을 인구소멸지수라고 하는데, 그 값이 낮을수록 소멸위험이 높다. 1.5 이상이면 소멸위험이 낮고 1.0~1.5이면 소멸위험이 보통이며, 1.0 미만은 주의단계, 0.2~0.5는 소멸위험 진입, 0.2 미만은 소멸위험 경고지역으로 분류된다.

제주자치도의 소멸위험지수는 0.8로 전국 평균 0.83과 큰 차이가 없이 주의단계에 있다. 그런데 서귀포시로 시야를 좁히면 지수 0.57로, 도시 전체가 소멸위험에 진입하기 직전에 있다. 제주시가 1.32로 보통인 상황에 있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소멸위험지수는 2010년에서 2019년 사이 심각하게 악화됐다. 특히, 송산동(0.75→0.41), 영천동(0.59→0.43), 천지동(0.96→0.44), 정방동(0.85→0.45), 중앙동(0.93→0.46) 효돈동(0.67→0.49), 성산읍(0.50→0.41), 남원읍(0.62→0.42), 표선면(0.69→0.49) 등은 9년 사이 주의단계에서 소멸위험으로 진입했다. 서귀포의 구도심과 농촌형 동지역, 동부 읍면에서는 소멸의 위험을 알리는 사이렌이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

도시가 활력을 잃어버렸다. 도시 대부분 지역에서 유소년 인구가 노인 인구의 40%도 되지 않고, 아이를 낳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여성의 수가 노인 수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도시 전반이 소멸위기에 진입하는데, 이 도시는 이에 대비할 권한도 능력도 없다. 언제까지 이렇게 방치할 것인가?

지금 이 곳에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숙제다. 더 늦기 전에 숙제에 대한 해답을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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