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특집] 감자가 전하는 이야기②

감자(사진=장태욱 기자)
감자(사진=장태욱 기자)

 

감자의 고향은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이라고 앞선 기사에서 얘기했습니다.

안데스 고원에는 약 1만2000년 전부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발견됩니다. 그리고 약 6000년 전부터 사람들이 모여 농사를 지은 유적들이 나타납니다.

학자들은 과거의 꽃가루나 인분 화석 등을 검사해 이 일대에서 사람들이 매우 오래 전(최대 1만2000년 전)부터 감자나 고구마, 옥수수 등을 먹었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다만, 그들이 먹었던 감자는 오늘날의 감자와는 매우 다른 야생감자였습니다.

스페인의 침략을 받기 이전, 안데스 고원에서 가장 찬란하게 문명을 꽃피웠던 나라는 잉카제국이었습니다. 그런데 잉카제국이 성립된 시기는 1300년대이고 1493년 스페인 침략자들에 의해 멸망했습니다. 매우 짦은 시간 굵은 흔적을 남긴 것이지요.

그 이전에는 챠빈문명, 와리문명, 모체문명, 티와나쿠문명, 치모르문명 등 다양한 집단들이 문명의 꽃을 피우고 사라지길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세력을 제압하고 안데스 고원에 찬란한 제국의 문명을 꽃피운 게 잉카제국입니다.

이들이 문명을 꽃피우고 제국을 건설하려면 충분한 인구를 지탱할 식량이 필요했는데, 안데스 고원에는 다양한 종류의 감자가 있었습니다. 최근 학자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현재에도 약 229종의 야생감자가 존재합니다. 고대 안데스인들은 약 4000년 전부터 감자를 작물화했습니다.

그리고 야생종들이 자연 교배와 인공교배 등의 과정을 거쳐 현재 아메리카 대륙에는 5000종이 넘는 감자가 존재합니다. 페루 감자센터가 보관하는 감자의 표본만도 4900종이 넘는다고 합니다.

안데스를 포함해 아메리카 대륙은 감자의 천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대륙의 자연이 생산하고 인간이 발굴한 감자가 근대 인류를 식량위기에서 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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