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신문이 만난 사람] 필립 르포르(Philippe Lefort) 주한 프랑스 대사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사진=장태욱 기자)
필립 르포르 주한 프랑스 대사(사진=장태욱 기자)

필립 르포르(Philippe Lefort) 주한 프랑스 대사가 8일 서귀포를 방문했다.

필립 르포르 대사는 한국에 부임한 지 1년 7개월이 됐다. 그동안 프랑스인들이 한국과의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남긴 흔적을 더듬기 위해 여러 장소를 방문했다.

얼마 전에는 로제 샹바르 초대 주한 프랑스 대사의 흔적을 찾아 합천 해인사를 방문했다고 한다. 샹바르 대사는 언어학자이자 고고학자였는데, 1959년 한국에 부임한 후 10년을 근무했다. 한국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자신이 죽으면 유해를 해인사에 뿌려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그는 1982년에 프랑스에서 생을 마쳤고, 그의 가족들은 실제로 대사의 유골을 한국으로 가져와 해인사에 뿌렸다고 전한다.

필립 르포르 대사의 서귀포 방문도 선배 프랑스인들이 남긴 자취를 더듬기 위함이다. 천주교 제주교구의 초청으로 방문이 성사됐는데, 매우 흔쾌히 초청에 응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에밀 타케 신부가 1902년 서귀포 하논성당에 부임한 후 13년 동안 이곳에서 선교사역과 식물채집 등을 했던 흔적을 확인하는 방문이 기쁘다고 했다. 그는 타케 신부에 대해 설명을 듣는 내내 진지하고 엄숙한 표정을 유지했고, 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했다.

면형의 집에서 타케 신부가 서귀포에 전한  미장온주 나무에 대해 설명을 듣는 장면(사진=장태욱 기자)
면형의 집에서 타케 신부가 서귀포에 전한 미장온주 나무에 대해 설명을 듣는 장면(사진=장태욱 기자)

 

잠시 이동하는 틈에 필립 르포르 대사와 대화를 나눴다. 그와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한국에 언제부터 근무했나?

1년 반이 지났다. 2019년 9월에 부임했다.

-제주도에 처음인가?

여러 차례 왔다. 직업 때문에도 왔고, 휴가 차 오기도 했다.

-천주교인가?

그렇다.

-에밀 타케 신부에 대해 이전에 들어봤나?

한국에 오기 전에는 몰랐다. 그런데 한국에 와서 프랑스 신부들이 한국에서 사역한 역사에 대해 읽은 후에야 알았다.

-타케 신부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나?

매우 좋은 사람이고, 좋은 사제였다. 그와 관련해 좋은 추억을 갖게 됐다.

-제주도에 대해 어떤 느낌인가?

완벽하다. 깊은 숲에 아름다운 나무들이 있고, 바다에 검은 바위들이 매우 인상적이다.

-서귀포시민들에게 인사 한마디 부탁한다.

에밀 타케의 유적을 둘러보게 돼서 감격스럽다. 그 분이 얼마나 자연과 주민을 사랑하셨는지 느끼게 됐다. 제주 사랑을 식물 채집을 통해 표현하셨다고 생각한다. 제주 식물을 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셨다. 나도 에밀 타케 신부님처럼 서귀포시민의 건강과 행복과 번영을 기원한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