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과 문체부 28일, 각각 소장품 기증과 관련해 입장 발표

이중섭의 작품 '황소'
이중섭의 작품 '황소'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산에 대한 상속세 납부와 사회공헌 약속이 사회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소장한 작품 가운데, 이중섭 화가의 작품 <황소>는 국립현대미술관에, <섶섬이 보이는 풍경>은 이중섭미술관에 각각 기증된다.

다수 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8일 이건희 회장의 유족이 상속세 12조 원에 대한 납부의사를 밝혔다. 유족은 12조 원 이상의 상속세를 연부연납제도를 통해 이달 말부터 5년 동안 나눠 납부한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고인의 유지에 따라 유산 중 1조 원을 의료공헌 형태로 사회에 환원하고, 이 회장이 소장하던 3조 원 규모의 미술 소장품을 국립박물관이나 연고지 박물관 등에 납부한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는 28일, 故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이 이 회장 소장품 약 2만3000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은 9,797건(2만 1천6백여 점)을 기증받는다. 기증품 중에는 겸재 정선(1676~1759)의 <정선필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국보 제216호), 현존하는 고려 유일의 <고려천수관음보살도(千手觀音菩薩圖)>(보물 제2015호), 단원 김홍도(1757~1806?)의 마지막 그림인 <김홍도필 추성부도(秋聲賦圖)>(보물 제1393호) 등 우리 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 등 국가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이 포함되어 있다. 이 외에도 통일신라 인화문토기, 청자, 분청사기, 백자 등 도자류와 서화, 전적, 불교미술, 금속공예, 석조물 등 한국 고고·미술사를 망라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46년 개관 이래 이번 기증품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43만여 점의 문화재를 수집했다. 이 중 5만여 점이 기증품으로 이번 2만 점 이상 기증은 기증된 문화재의 약 43%에 달한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은 미술품 약 1226건(1천4백여 점)을 기증받는다. 기증품에는 김환기, 나혜석, 박수근 등 한국 대표 근대미술품 460여 점과 모네, 고갱, 르누아르, 피사로, 샤갈, 달리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대표작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이중섭의 <황소>,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및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등 회화가 대다수를 이루며, 회화 이외에도 판화, 소묘, 공예, 조각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근현대미술사를 망라한다.

'섶섬이 보이는 풍경'
'섶섬이 보이는 풍경'

 

故 이건희 회장의 소장품 가운데 이중섭 원화 12점은 서귀포로 돌아온다. 제주자치도는 29일, 일본에서 활동하던 1940년 연인이었던 이남덕 여사에게 보낸 엽서화 3점, 6·25전쟁으로 제주에 피난 왔을 당시인 1951년 가족과 함께 서귀포에 살며 그렸던 <섶섬이 보이는 풍경> 등 유화 6점, <게(蟹)>와 <가족>, <물고기>, 아이들을 모티브로 제작한 은지화 2점과 수채화 1점 등이 이중섭 미술관에 기증됐다고 밝혔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중섭 화가의 짧은 생애에서 가장 행복했던 서귀포 시절, 가장 사랑했던 가족과의 추억을 담은 작품이라 의미가 남다르다”라며 “모든 작품이 소중하지만, ‘섶섬이 보이는 풍경’을 이중섭미술관에 소장할 수 있게 되어 더욱 기쁘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