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신문이 만난 사람] 고철민 표선농협 조합장

고철민 조합장(사진=장태욱 기자)
고철민 조합장(사진=장태욱 기자)

표선농협(조합장 고철민)은 전국 농·축협을 대상으로 농협중앙회가 실시한 ‘2020년 상호금융대상평가’에서 최우수상(G그룹 전국 1위)을 수상했다.

농협중앙회는 전국 1118개 농ㆍ축협을 대상으로 대그룹 14개, 소그룹 38개 등으로 나눠 재무‧프로세스‧학습․성장 등 신용사업 전반을 평가해 시상하는 상호금융대상평가를 시행한다.

표선농협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우수상 2회, 우수상 2회, 장려상 3회 등 7년 연속 수상자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이밖에도 표선농협은 종합경영평가 1등급, 클린뱅크 인증(금 등급), 농촌지도부문 업적평가 도내 1위(전국 8위) 등 사업 전반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표선농협 고철민 조합장을 만나 농협 운영 전반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고철민 조합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원래 농민인가?

“농사를 오래 했다. 지금은 하우스 농사를 짓는다. ”

-지난 2015년 조합장에 처음 당선되고 2019년 재선에 성공하셨다. 조합장 되면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을 텐데.

“누구나 이상적인 목표가 있다. 우리 농협의 목표는 ‘모두가 편한 농협’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조합장이 돼서 농협 안으로 들어와 보면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이다.”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내용은 어떤 건가?

“목표를 가져보고, 시대상황에 맞게 변화를 시도해보자고 한다. 그런데 쉽지 않다. 가끔은 다그치기도 하고, 부탁도 해본다.”

-조합장이 직원들 다그치면 반발이 생기고 재선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무한히 자율로 맡기자니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어떤 방식을 선호하나?

“나는 목표를 정하고 ‘해내라’고 요구하는 스타일이다. 이루지 못하면 안 된다는 것을 직원들도 알고 있다. 그런데 무작정 강요하지는 않는다. 성과에 따른 보상이 있다.”

-예를 들면?

“농협에서 제일 큰 상이 종합업적평가상이다. 표선농협은 종합업적평가에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그룹별 전국 2위를 차지했다. 산남 지역 농협이 산북에 비해 동일 직급에도 급여를 적게 받는다. 우리는 서귀포에서도 최하위였다. 수상을 하면 직원들에게 특별상여금을 줄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 처음엔 직원들에게 이런 것들로 동기를 부여했는데, 지금은 직원들이 알아서 목표를 정한다. 지난 5년 동안 직원들이 이룬 업적이 크다.

임직원들의 노력, 고객들의 관심과 참여로 현재 신용‧경제‧유통 모든 분야에서 성과가 좋아졌다. 직원들이 보험상품도 많이 팔았고, 그 만큼 노력했다. 내가 그걸 보상해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도내에서 최상위권으로 가는 와중에 있다.”

-상호금융 평가가 좋아지려면 조합원들의 주머니 상황이 좋아야 할 거 같은데.

“수익만 평가하는 게 아니라 40개 가까운 평가 항목이 있다. 복리와 교육 등 신용사업 전반을 평가한다. 표선농협은 특히 리스크에 대비를 잘 했고, 농협이 출시한 상품에 대해 모든 직원들이 마케팅을 열심히 했다. 신용상무가 점수 관리에 머리가 아플 정도로 신경을 쓰는데, 결국 직원들이 열심히 해야 한다.”

-지난해 당기 순 이익도 30억 원으로, 적지 않다. 수익이 주로 어디서 발생하나?

“마트나 주유소 등 경제사업에서도 나오지만, 신용업무에서 발생하는 게 많다. 보험이나 카드 수수료 등 비이자 수익이 11억 원에 달한다.”

고철민 조합장이 농협 운영 전반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사진=장태욱 기자)
고철민 조합장이 농협 운영 전반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사진=장태욱 기자)

-표선면 농민들이 감귤도 재배하고, 감자와 무, 더덕 등 밭작물도 재배한다. 농협이 많은 품목을 대상으로 어떻게 유통사업을 하는지도 궁금하다.

“우리가 가장 어려운 점이다. 성산은 주로 밭작물을, 남원은 주로 감귤을 재배하는데 우리는 그 사이에 끼었다. 계통출하 물량을 기준으로 보면, 감귤이 150억 원으로 1위, 더덕과 월동무가 각각 50억 원 안팎에서 2‧3위를 다툰다. 그런데 작물 별로 조합원들의 입장과 요구가 다른 점이 있어 어렵다.”

-올해 더덕 농가들이 고전한다고 들었다.

“더덕 재배량으로는 강원도 다음에 표선이다. 작년과 재작년, 표선면에서 연간 더덕으로 벌어들인 게 100억, 우리가 계통출하로 판매하는 게 50억 정도다. 그런데 작년 가뭄과 태풍 때문에 발아가 제대로 안 된 더덕이 많다. 이상 기후 때문에 발육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 상품성이 예전만 못하다. 게다가 인력이 부족하고 인건비가 상승해 선별에 어려움이 있다.”

-최근 자비를 들여서라도 비닐하우스를 짓겠다는 농가들이 많아졌다. 그런데 철강업계 사정이 좋지 않아, 공급도 잘 되지 않고 가격은 크게 오르고 있다. 표선농협은 어떤 상황인가?

“신규로 짓겠다는 조합원들이 올해 들어 엄청나게 늘었다. 작년 연말에 현금을 들여서 자재를 조금 사둔 게 있다. 그런데 새해가 되니 3월부터 가격을 18% 인상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대리점 사장을 직접 불러 ‘내가 조합원들에게 6월까지 자재가격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 약속했기 때문에 좀 도와주시라’고 부탁을 했다. 18% 인상을 우리가 받을 수 없다고 했는데, 결국 적정선에서 합의를 봤다. 우리는 3월 20일까지 조합원들에게 작년 가격으로 공급했다. 그 이후 6월까지는 작년 보다 조금 오른 가격에 공급한다.”

-앞으로 남은 임기, 계획하는 사업이?

“서귀포시 관내 대부분 농협들이 건물이 노후화됐다. 표선농협도 40년이 넘었다. 농협 건물을 새로 건축하기 위해 농협중앙회 자회사에 의뢰를 했다. 곧 설계입찰을 할 계획인데, 설계에만도 1년, 건축공사까지는 2년이 넘게 걸릴 것이다.”

표선농협은 각종 평가에서 받은 시상금을 모았다가 연말이 되면 절반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하고, 절반은 직원들에게 격려금으로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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