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수용성 필요한 사업”, 주민들 마을 중심부 지나는 노선 변경해 줄 것을 요구

감산리 주민들이 마을 여러 곳에 LNG 선로에 반대하는 내용으로 현수막을 게시했다.(사진=장태욱 기자)
감산리 주민들이 마을 여러 곳에 LNG 선로에 반대하는 내용으로 현수막을 게시했다.(사진=장태욱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안덕면 화순리에 소재한 LNG복합발전소에 LNG 원료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이 안덕면 주민들과 갈등을 낳고 있다. 일부 마을 주민들이 가스관 매설공사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발전소에 LNG를 공급하는 일이 당초 예정보다 뒤로 미뤄지게 됐다.

(주)한국남부발전(이하 ‘남부발전’)은 지난해 안덕면 화순리 남제주발전본부 내에 LNG복합발전소를 완공했다. 복합발전소는 LNG를 주요 원료로 사용하되, 경우에 따라서는 경유 등을 대체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발전시설이다.

남부발전은 청정에너지를 통한 발전으로 제주도 전력수급을 안정화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최첨단 친환경 발전소가 탄생했다며 발전소 준공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런데 발전소 준공 이후 6개월이 지났지만 당초 기대에도 불구하고 LNG 연료를 이용한 발전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언제 정상적인 발전이 시작될 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가스관 노선도
가스관 노선도

한국가스공사가 애월항 인근에 있는 제주LNG본부에서 안덕면 화순리 남제주발전본부를 연결하는 가스관을 매설하는 공사가 일부 마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가스관이 마을 중심부를 통과하는데, 폭발의 위험성이 있고 가스관으로 인해 주민들이 건축행위 등에 심각한 제약을 받을 것이라며 관로의 위치를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스공사의 계획에 따르면, LNG 송유관은 산록도로에서 광평리를 분기점으로 하고, 상천리-동광리-상창리-감산리-화순리 등을 거쳐 남제주복합발전소로 연결될 계획이었다. 그런데 대부분 마을들이 가스공사와 가스관 매설공사에 합의했는데, 감산과 화순마을은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일성 감산리장은 “다른 지역과 달리 감산리는 마을 중심을 지난다. 이미 우리 마을 지하에 발전소에서 나오는 고압전선이 지나는데, 그 옆으로 가스관을 추가하겠다는 것이다”라며 “그런 것 때문에 주민들이 여간 불편을 겪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성일 이장은 지하에 고압선과 통신선, 오수관, 농업용수, 상수도관이 이미 서로 엮여 지나는데, 여기에 송전선을 추가하면 사고의 위험이 있고 주민들이 건축행위를 하려고 해도 한전‧상하수도본부‧가스공사 등 기관별로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손해와 불편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성일 이장은 “주민들이 가스관 공사를 원천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마을 중심부를 관통하는 계획을 수정하면 사업에 협조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안덕면 노선을 두 개 구간으로 구분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광평리에서 상창리에 이르는 선로를 1구간으로 하고, 이미 매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감산리와 화순을 포함하는 2구간은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안덕면 관계자는 “이 사업은 주민수용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민과 협의가 된 구간에 대해서는 도로점용허가를 내줬다”라며 “하지만 그렇지 못한 구간에는 점용허가를 내주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LNG복합발전소를 운영하는 남제주발전본부는 상황이 난처하게 됐다. 당초 한국가스공사와 올해 연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가스를 공급받기로 계약을 체결했는데, 현재로서는 여의치 않게 됐다.

남제주발전본부 관계자는 “가스 공급이 계획보다 지체되면 발전소의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주민 수용성에 관련한 문제이기 때문에 가스공사가 잘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서귀포신문은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가스공사 관계자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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