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제주도의 인구를 감안해 거리두기 1.5단계의 마지노선으로 봤던 하루 확진자 20명이 무너졌다. 학생들이 줄이어 확진하면서 15개 학교가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했다. 하루 검진 횟수도 2000명이 넘어서면서, 검사 인력도 부족해졌다. 교육과 의료체계 등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던 공공 서비스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생긴다.

코로나19 확산세는 5월 들어 심각해졌다. 4월 이후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다녀갔지만 일상이 무너질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후유증은 5월 들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잠복과 전파에 괴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8일에는 18명, 그리고 주말을 넘긴 10일에는 24명을 기록했다. 일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도 13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진입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최근 목욕탕을 다년간 후 확진된 사례가 연이어 나타나면서, 방역당국은 하루 2000명이 넘는 시민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해야 했다. 이젠 검사 인력과 병실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제주지역 가용병상은 총 237병상에 불과하다. 제주대학교 병원에는 52병상, 서귀포의료원에는 28병상, 제주의료원에는 58병상 밖에 남지 않았다. 나머지는 생활치료센터 99 병상이다. 이 상황에 제동을 걸지 못하면 금방 병상부족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처하게 된다.

우려스러운 점이 또 있다. 4월까지는 확진자가 입도객이거나 외지인과의 접촉 과정에서 감염된 사례가 주를 이뤘다. 그런데 최근에는 지역내 감염 사례가 압도적 다수를 이룬다.

접촉경로를 알 수 없는데, 두통과 고열이 발생해 스스로 검사소를 방문해 진단검사를 받고 확진자로 판정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제 확진자가 주변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삶을 어둡게 짓누른다.

제주도는 오는 23일까지 2주간을 ‘집중 방역 점검기간’으로 설정하고 소관 부서별로 특별점검반을 편성하겠다고 11일 밝혔다. 코로나19 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는 환경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겠다는 취지다.

방역수칙을 위반한 행위에 즉각 행정처분을 내리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을 적용할 뜻도 밝혔다. 그리고 23일까지 도내 유흥주점과 목욕장업, 피시방 등에 대해서 밤 11시 이후의 영업을 제한한다는 내용도 고시했다.

원희룡 지사는 여기에 추가해 공공 부문부터 거리두기 2단계에 준해 한 단계 높은 방역 수칙을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공직자는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포함해 사적 소모임을 제한하며, 오후 9시 이후 모임을 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이제 시민의 몫이 남았다. 이솝우화에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우리 스스로가 자진에게 이익을 줘야 도움이 찾아온다는 말인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가장 어울리는 말이다.

우린 모두 명랑하고 활기차던 시절로 돌아가길 간절히 원하고 있다. 염원이 간절한 만큼 스스로를 돕고 주변을 돕는 노력이 절실하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일상의 방역수칙에 철저해야 한다. 4차 대유행으로 진입할지 말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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