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이 아름다운 대평리’ 사업으로 토박이와 이주민 함께 돌담쌓기

주민들이 잘 정돈한 돌담(사진=장태욱 기자)
주민들이 잘 정돈한 돌담(사진=장태욱 기자)
대평리는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마을이다.(사진=장태욱 기자)
대평리는 빼어난 절경을 자랑하는 마을이다.(사진=장태욱 기자)

안덕면 대평리(이장 김창남)는 서귀포시 예래동과 안덕면의 경계에 자리 잡은 마을이다. 마을이 해안과 접해 있어 마을 뒤편 사면에서는 산방산·송악산·형제섬 등 서귀포 서남부의 해안 절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마을 서쪽 해안에 우뚝 솟은 박수기정은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약 20년 전까지만 해도 대평리는 200가구 남짓 모여 사는 조그만 마을이었다. 그런데 마을의 절경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4년 전에는 빌라가 완공되면서 40여 가구가 한꺼번에 입주했다. 지금은 전체 주민이 551명인데, 이주민이 330여 명에 달한다.

마을에 갑자기 인구가 증가하고, 이주민이 전체의 절반을 넘으면서 주민 화합이 가장 큰 과제로 떠올랐다. 대평리는 주민화합을 위한 첫 번째 사업으로 돌담쌓기 사업을 추진했다.

김창남 이장은 올해 초 취임한 후 주민들에게 돌담을 소재로 마을만들기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돌담이 아름다운 대평리’라는 주제를 내걸고 자립베스트 마을만들기 사업에 공모해 선정됐다.

대평리 농민들은 대부분이 마늘과 감자 등 밭작물을 재배한다. 밭작물의 특성상 돌담의 높이가 낮고 방풍수가 없는 게 특징이다. 주민들은 기존의 돌담을 잘 유지하고 허물어진 돌담을 다시 쌓으면, 농업경관과 주변절경이 어우러진 명품마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주민들은 5월 들어 돌담쌓기 사업을 시작했다. 5월 2일에는 주민 38명이 참여해 돌담 주변에 풀을 베고 잡목을 제거했고, 6일에는 90명이 모여 2차 사업으로 주변에 방치된 쓰레기 등을 제거했다. 그리고 14, 15일에는 24명이 모여 돌담을 쌓았다.

매번 토박이와 이주민이 함께 작업에 참여했는데, 돌담 쌓는 작업에는 남성들만 참여했다.

김창남 이장(사진=장태욱 기자)
김창남 이장(사진=장태욱 기자)
돌담쌓기(사진=대평리 제공)
돌담쌓기(사진=대평리 제공)

김창남 이장은 “돌담이 경관이나 햇빛을 가리지 않도록 60cm 높이로 10km구간에 쌓았다”라며 “어르신들은 옛날 해보신 일이라 추억을 떠올렸고, 이주민과 토박이는 작업을 통해 사이가 좋아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옛 대평초등학교에서 남쪽으로 50m 걸어가면 박수기정과 바다가 훤히 내다보이는 얕은 언덕이 있다. 주민들이 새로 쌓은 돌담이 주변 경관과 어우러진다.

김창남 이장은 “그동안 관광객들은 박수기정을 구경한 후 사진을 찍고는 마을을 떠나버렸다. 그런 관광은 마을 주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며 “많은 이들이 대평의 아름다운 돌담을 구경하며 하루 이상 머무는 마을을 만드는 게 목표다. 마을 안길에는 자동차도 다니지 않는 길을 만들고 싶다”라고 말했다.

옛 대평초등학교 폐교를 복합문화센터로 활용하는 계획도 세운 상태다. 그동안 폐교를 청소년수련관으로 활용했는데, 세월호 사태 이후 방문자들이 거의 없는 상태다. 주민들은 마을의 유무형의 자산을 활용해 마을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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