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연구소(사진=pixabay 제공)
기업 연구소(사진=pixabay 제공)

서귀포시가 제주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과 연관되는 기업 등을 유치· 육성하기 위해 혁신도시에 입주하는 기업을 지원한다고 18일 밝혔다.

클러스터용지 또는 집단입지시설 등을 집적 분양 받아 입주(건축)하는 기업(창업‧이전기업)이나 대학, 연구소 등에 매입비용에 따른 이자를 지원하거나, 클러스터 용지 내 집단 사무공간에 입주한 기업(창업‧이전기업)이나 대학, 연구소 등에 임차료를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2005년부터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혁신도시정책을 추진했다. 지방에 ‘이전공공기관을 수용하고 기업대학연구소공공기관 등의 기관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혁신여건과 주거교육문화 등의 정주환경을 갖춘 미래형도시’를 개발하겠다는 게 목표였다.

정부는 1단계 혁신도시 기반조성과 기관 이전(2007~ 2014년), 2단계 산학연 정착(2015~2020년), 3단계 혁신클러스터의 확산,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2021~2030년) 등으로 세분해 사업을 추진했다. 2013년에 기반조성을 완료했고 2020년 말까지 153개 공공기관이 지방으로 이전을 완료했다. 1‧2단계 사업을 포함하는 혁신도시 시즌1 사업이 마무리됐다.

이제 혁신도시 시즌2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혁신도시에 도시기능과 산업기능을 접목해 국가혁신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산학연 협력을 강화하며, 혁신성장을 위한 인큐베이팅(초창기 기업 성장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는 단계다. 정부는 이를 위해 혁신도시 입주 기업과 관련한 규제를 개선하고, 기업활동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혁신도시 1, 2단계 과정에서 제주혁신도시 내에도 26필지로 클러스터용지가 조성됐다. 그리고 클러스터 용지 내에 집단 입지시설로 지하 3층 지상 10층 559호 규모의 유포리아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섰다.

클러스터 용지는 이미 분양이 끝났고, 지식산업센터에는 375개사가 이미 입주를 마쳤다. 서귀포시는 지금 지식산업센터 잔여 사무실에 입주할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그런데 서귀포시가 혁신도시 입주기업에 이자 혹은 사무실 임차료를 지원하더라도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제주 혁신도시로 이주한 공공기관이 산업연관성이 낮고 제주의 산업생태계와도 정합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귀포에 대학이나 연구소가 없기 때문에 산학연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서귀포시가 지식산업센터 임차료를 지원한 입주기업들도 대부분 1인 혹은 영세한 회사들이 대부분이다. 정부가 좋은 정책을 내놓더라도 제주혁신도시는 그것을 받을 만한 소화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제주혁신도시가 ‘혁신여건과 주거교육문화 등의 정주환경을 갖춘 미래형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지 점검하면 아쉬운 점이 많다. 우선 대학이나 전문 연구기관이 없다. 각종 규제에 묶여 제조시설을 유치하기도 쉽지 않다. 산학연 클러스트를 현 단계에서 꿈을 꾸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혁신도시를 유치하면서도 부족한 점과 개선해야 할 과제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면 아무리 좋은 떡을 가져다줘도 지역 발전을 위한 피와 살이 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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