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농업 정신건강에 효과 증명, 道 치유농업 육성 계획 의회는 조례제정

치유농업이 스트레스 경감 및 치매 예방 등에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장태욱 기자)
치유농업이 스트레스 경감 및 치매 예방 등에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장태욱 기자)

2019년 기준 한국의 자살률(10만 명당 자살 사망자)은 26.9명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를 차지한다. 한국인들이 일상적으로 스트레스에 노출됐다는 증거다.

게다가 최근에는 코로나19로 활동이 제한되면서, 그 강도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약 20% 정도의 국민은 척도상 중등도 이상으로 관심이 필요한 불안, 우울 위험군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자료는 스트레스 및 우울에 대한 관리가 절실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녹색치유 농업이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식물에 물주는 소리, 꽃이나 채소 등의 색깔이나 모양, 향기, 농기구나 흙에 대한 접촉 등이 사람의 뇌를 자극하고 주의력과 기억력을 향상 시키는데, 여럿이 이런 활동을 반복하면 삶의 질을 향상되면서 치유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내용이다.

치유농업은 치매예방 및 개선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은 최근에 보건복지부와 협업으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검사를 받은 노인의 인지기능이 적용 전보다 19.4% 향상됐다고 밝혔다. 특히 기억력과 장소를 올바르게 인식하는 능력은 각각 18.5%, 35.7% 향상했다. 또, 대상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기억장애문제는 40.3% 줄었고, 우울감은 68.3% 줄어 정상 범위로 회복됐다.

정부는 치유농업이 치매 예방이나 우울감 치유, 학교폭력 완화 등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고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지난 3월 25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2017년부터 식물, 곤충, 동물매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했는데, 2021년 5월 기준으로 전국 농장 및 마을 78개소(국비지원, 누계)를 육성했다. 지역 치유농업 산업의 체계적 지원을 위한 거점기관도 2021년 2개소(경북도원, 서울특별시농업기술센터)를 시작으로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같은 정책에 맞춰 제주자치도도 치유농업 육성에 나섰다. 道농업기술원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총 14억5000만 원을 투입해 제주형 치유농업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2022년까지 제주형 치유농업 기반을 조성하고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치유농업 정착, 2026년 이후 치유농업 안정적 시행 등 단계적 목표 아래 사업을 추진한다.

1단계 사업의 핵심을 프로그램 개발과 치유농업센터 개설이다. 일단 치유농업에 유효할 것으로 예상되는 5가지 유형의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이를 점검해 보완할 계획이다. 그리고 농업기술원 내에 치유농업센터를 개설해 직영농장을 운영하고, 개인농장에 대한 상담과 컨설팅도 담당한다.

도농업기술원은 7월에 양성기관을 선정‧운영하고 치유농업사를 양성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치유농업사의 자격요건을 고시했는데, 양성기관에서 교육을 수료한 후 과목별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제주도의회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갑)은 최근 도의회에 ‘제주특별자치도 치유농업 육성 및 지원 조례안’을 발의했다. 조례안은 치유농업 육성을 위한 ▲도지사의 책무 ▲기본계획의 수립 ▲치유농업의 육성 및 지원 사업 ▲치유농업협의회의 설치·운영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았다. 도의회는 오는 28일부터 열리는 제 395회 임시회에 안건을 상정해 처리한다.

코로나19로 경제활동과 농업이 동시에 위협을 받는 시대, 치유농업이 이를 타개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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