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정수장 취수시설
강정정수장 취수 시설

제주특별자치도 상하수도본부가 최근『강정정수장 현대화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에 대한 용역업체를 선정한다고 공고했다. 지난해 발생한 수돗물 유충 사태 같은 일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정수장 시설을 전면 교체하기 위한 설계업체를 공모하는 사업이다.

1년 전, 서귀포시민은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생해 불편과 불안을 겪었다. 제주자치도가 강정정수장 운영과 관련해 민관 합동 정밀 역학조사반을 구성해 조사한 결과, 강정정수장이 운영 한계에 달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현재 시설이 낡아 취수원에서 이물질을 완벽하게 제어하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기후변화가 상황을 악화시킨 측면이 강하다. 한꺼번에 많은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 강정수원지 취수원 주변지역으로 많은 양의 유기물이 밀려들기 때문에 기존 시설로는 다 감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수원지로 밀려오는 유기물의 양이 증가한 것이나, 유충 개체 수가 늘어난 것이나 모두 근본적으로는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를 보면, 기후변화는 서귀포의 근간인 감귤과 월동무 생산도 위태롭게 한다.

온난화 현상이 점차 심해지면서 올해 1~7월 중 제주도 평균 기온이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평균 기온이 추세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폭염 일수(2001~10년 중 평균 6.9일 →2011~20년 중 평균 11.9일) 및 열대야 일수(27.1일→ 36일)도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태풍 및 장마가 지속하면서 강수 일수도 늘어났다.

기후변화는 병해충 발생빈도를 높이고 품질을 저하시킨다. 감귤은 폭염으로 인해 햇볕 데임, 열매 터짐 등의 피해를 보고 있으며, 겨울철 기온 상승으로 벌레 생존율이 높아짐에 따라 해충 피해도 늘고 있다. 집중호우로 과수가 무르거나 낙과하는 등 품질 저하도 발생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제주지역에 특화되었던 농산물에 대한 경쟁이 심화하면서 농가의 수익성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 평균 기온 상승 때문에 만감류의 재배 가능 지역이 내륙으로 점차 확대되면서 육지부 만감류 재배면적은 2015년 94ha에서 2020년 138ha로 47% 증가했다.

도내 채소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월동무 농가도 어려움에 직면했다. 가을장마가 잦아짐에 따라 파종 및 수확 시기가 지연되면서 육지에서 생산되는 봄무와 출하시기가 겹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제주지역 농가수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은 자명하다. 제주도는 농림어업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높아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타 지역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도내 가구당 농가부채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임을 고려하면, 기후변화로 말미암은 피해로 농가부채가 많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

대통령 선거에 대비해 각 당이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 있다. 집권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후보를 결정했고, 야당들도 후보 선출의 막바지 과정에 있다.

각 후보 캠프에 제주도를 위한 여러 정책과 공약을 제시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그런데 대형 개발보다 기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일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일이 시급하다. 기후변화 시대에 이에 가장 제대로 대응할 후보가 누구인지 찾아 지지하는 게 서귀포를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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