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의 온화한 날씨와 따뜻한 인심이 빛을 발할 시간이다. 다른 도시의 하늘이 잿빛으로 퇴색되고 사람들이 추위에 몸을 움추릴 때, 서귀포는 활기를 띤다. 천혜의 자연환경이 도시에 가져다준 선물이다.

동계훈련의 계절이다. 서귀포는 겨울철에도 평균기온이 섭씨 12.6도에 이르는 등 활동에도 좋은 기후조건이다. 게다가 성산에서 대정까지 읍면마다 다양한 스포츠 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축구장이 20개(천연 6개)와 정식 야구장 4개, 테니스장, 실내체육관 등은 자랑거리다.

서귀포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서귀포에서 동계훈련에 참가한 선수는 25개 종목 1510개 팀 3만5903명에 달했다. 그리고 2019년에는 3만7000명에까지 달했다. 야구와 축구, 헨드볼, 육상, 수영, 테니스 등 참가 선수들의 종목도 다양했다. 당시 경제적 파급효과도 400억 원에 육박해 겨울철 지역경제의 효자노릇을 담당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상황이 좋지 않다. 2000년에는 19개 종목에 635개팀, 1만5142명이 방문해 당초 목표치의 30%정도가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상황이 더욱 악회되 연간 다녀간 인원은 1만1000명에 불과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사실상 동계훈련지로서 명성을 잃었다. 서귀포신문도 지난해 방역당국이 대회를 허가하지 않아 동계훈련 청소년축구리그를 치르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 상황이 다소 호전되고 있다.

K리그 성남FC, 포항스틸러스, 서울이랜드FC 등 국내 프로축구 구단들이 서귀포에서 훈련에 돌입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2년을 뛴 김광현 선수와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 류현진 선수도 서귀포에서 몸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유명 선수들이 서귀포에 겨울을 지낼 둥지를 튼 가운데 방문객 수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 1월과 2월에 훈련을 예약한 선수단 인원이 1만5000명에 달한다. 코로나19 이전 상황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지난해 바닥을 치고 과거 명성을 회복할 조짐이 보인다.

1995년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후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축제와 스포츠이벤트를 지역경제 활성화의 수단으로 활용했다. 동계훈련 선수단을 유치하는 일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기존의 시설을 활용해 방문객들을 불러들일 수 있어 스포츠 이벤트로는 최고다. 많은 도시들이 동계훈련팀 유치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이곳에 가장 따뜻한 관광도심임을 감안하면 서귀포는 치열한 유차경쟁 가운데도 가장 선두를 유지해야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선수단의 활동에 제한적이라는 사실은 안타깝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선수단이 야간에 도심을 둘러보며 관광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는 자제해야 할 일이다.

동계훈련 막이 올랐다. 행정에서는 시설을 관리하는 일에, 체육단체들은 선수들의 애로를 해소하는 일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서귀포신문도 동계훈련 청소년축구리그는 물론이고 동계훈련 전반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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