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장태욱 편집국장

올레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영부인이 인스타크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용기를 주고 세상에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있다.(사진=올레나 젤렌스키 인스타그램 계정)
올레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영부인이 인스타크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용기를 주고 세상에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있다.(사진=올레나 젤렌스키 인스타그램 계정)

최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인 올레나 젤렌스카(Olena Zelenska)의 활약과 그의 이력이 서방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쟁이 발발한 이후 작가라는 이력과 재능을 살려 국민에게 용기를 주고 세계에 전쟁의 실상을 알리는데, 수백만 명이 올레나와 우크라이나를 응원한다.

올레나는 1978년, ‘크리비이리(Kryvyi Rih)에서 태어났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이곳에서 나고 자랐는데, 두 사람은 크리비이리 국립대학(Kryvyi Rih National University)에서 처음 만났다. 올레나는 건축을 공부하던 학생이었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법학도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19세가 되던 1997년에 동료들과 함께 기획사 ‘Studio Kvartal 95’ 를 설립했다. 1997년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코미디 경연 프로그램에서 우승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한 해이기도 하다. 당시 기획사는 올레나를 작가로 영입했고, 올레나는 이 일을 계기로 건축학도에서 작가로 삶의 방향을 전환했다. 올레나는 기획사에 참여한 이후, 모든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프로듀서로와 작가로 많은 업적을 쌓았다.

코메디 배우와 작가로 만난 두 사람은 더욱 가까워졌고, 2003년 9월 결혼했다. 결혼 후에는 키예프로 이사했는데, 이후 젤렌스키는 코미디 배우로 승승장구했다. 2015년에는 시트콤 ‘인민의 종(Servant of the People)’을 기획하고 주인공으로 출연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젤렌스키는 ‘인민의 종’에서 역사 교사 출신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후 부정부패에 저항하는 배역을 맡았다. 이 시트콤의 작가는 올레나였는데, 올레나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싫어하는 성격 탓에 자신을 드러내는 일을 꺼렸다고 한다.

그런데 젤렌스키는 높은 대중적 인기에 힘입어 2019년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출마를 결심했다. 젤렌스카는 남편의 출마에 강력하게 반대했고, 남편이 출마선언조차도 뉴스를 통해 알았다고 할 정도였다. 그런데 무소속 젤렌스키가 선거에서 73% 득표율로 승리했다.

올레나는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지만, 기왕에 대통령의 부인이 된 다음에야 주목받는 위치를 이용해 미래세대와 사회의 변화, 문화 외교 등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올레나는 학교 영양 시스템을 개선하고 안전한 학교 환경을 조성하고 가정폭력이 없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올레나의 노력으로 우크라이나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는 화사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의상으로 국제무대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한 잡지사와 인터뷰에서는 “뉴욕이나 파리에서 내 의상 디자이너가 누구냐고 물으면 기쁘다”라며 “우크라이나 디자이너를 세계에 홍보하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이냐”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올레나는 작가의 재능을 살려 인스타그램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그는 날마다 국민에게는 희망을 전하고, 서방에는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데, 210만 팔로워가 그를 응원한다.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에게는 딸 올렉산드라(Oleksandra, 17세)와 아들 키릴로(Kyrylo, 9세)가 있다. 올레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처음으로 공격한지 몇 시간 만에 인스타그램에 "나는 침착하고 자신감 있게 행동하겠다"라고 썼다. 그리고 “아이들이 저를 보고 있다. 나는 그들 옆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남편 옆에. 당신과 함께"라며.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자신을 러시아군의 ‘1순위 목표’라고, 아내와 두 자녀를 ‘2순위’라고 표현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올레나는 우크라이나 인민에게 절대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나라의 일인데, 부럽고 존경스러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앞으로 5년 동안 우리나라 영부인 역할을 할 자와 관련해 드러난 어지러운 스캔들을 떠올리니 더욱 그렇다.

우크라이나와 젤렌스키 대통령 가정에 평화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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