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서귀포가정행복상담소 송주연 소장

송주연 소장
송주연 소장

사회복지사(Social Worker)라는 용어는 예전에 사회복지사업종사자 혹은 사회사업가라고 불렸으나 1983년 5월 사회복지사업법이 개정, 규정되면서 ‘사회복지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진 자’를 이름합니다. 사회복지사는 현재 사회 영역 전반에 걸쳐 활동하고 있으며 지역의 사회복지관이나 여성, 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 다문화 영역 등에서 활발하게 종사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사 윤리강령 전문에서 사회복지사는 ‘인본주의·평등주의 사상에 기초하여, 모든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존중하고 천부의 자유권과 생존권의 보장활동에 헌신한다. 특히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의 편에 서서 사회 정의와 평등·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앞장선다’라고 되어있습니다.

너무 딱딱하고 엄숙하기조차 한 윤리강령보다는 예벌 장기봉의 판본체로 우리 상담소에 걸려있는 액자의 글귀가 어쩌면 저에게는 사회복지사 혹은 그 이전에 상담사라는 각오를 다지게 하는 내용인지라 꼭 소개하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의 길 위에서 제가 더러는 오해를 받고 가장 믿었던 사람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쓸쓸함에 눈물 흘리게 되더라도 흔들림 없는 발걸음으로 길을 가는 인내로운 여행자가 되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 제게 맡겨진 시간의 옷감들을 자투리까지 아껴쓰는 알뜰한 재단사가 되고 싶습니다. 하고 싶지만 하지 말아야 할 일과 하기 싫지만, 꼭 해야 할 일들을 잘 분별할 수 있는 슬기를 주시고 무슨 일을 하든지 그 일밖에는 없는 것처럼 투신하는 아름다운 열정이 제 안에 항상 불꽃으로 타오르게 하소서.'

이 액자가 들어오게 된 경로는 잘 알지 못하지만, 아마도 상담소의 업무에 가장 걸맞은 내용인지라 개소 당시 즈음하여 선물로 들어오게 된 것이 아닐까 유추해 볼 따름입니다.

벚꽃이 만발했지만 주변에는 봄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회복지사는 그런 분들을 기다립니다.(사진=장태욱 기자)
벚꽃이 만발했지만 주변에는 봄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회복지사는 그런 분들을 기다립니다.(사진=장태욱 기자)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그다지 많지 않은 여성복지분야지만 상담소에서는 사회복지 현장실습을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회복지 현장실습생에게 “이곳을 실습처로 택하게 된 동기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기관의 성격을 잘 알기 때문에 혹은 호기심에, 친구나 선배의 소개로 아니면 지역 안에서 접근성을 우선하여 찾다 보니 연결되었다는 등등의 다양한 답변을 들을 수 있습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성장 과정에서 혹은 현재 시점에서 가정폭력 혹은 성폭력에 관심을 두게 되고 제대로 잘 알고 싶다는 실습생들 역시 많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과정에서 ‘나는 좋은 부모 역할을 제대로, 잘하고 있는가?’하는 끊임없는 반문을 자신에게 던지고, 훈육을 폭력으로 인정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고민했던 저 역시 이 길을 걸으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고, 가족과 집이라는 울타리 너머 사회적인 시선의 확장과 이에 따른 고민을 더불어 하면서 현재에 있음을 알기에 내담자와 실습생 그리고 같은 길을 가는 동료에게조차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오늘도 유채가 흐트러지게 검은 돌 위의 담벼락 위에서 살포시 바람에 흔들리는 따스한 봄날입니다. 벚꽃은 또 어떻고요. 연분홍 잎사귀가 가벼운 봄바람에 난분분 난분분하니 다가왔다 다시 바람에 쓸려가면서 들뜸을 이기지 못하고 거리를 살랑살랑 가벼이 산책하는 그야말로 완연한 봄입니다. 주변에 성큼 다가온 봄을 누구나 느끼지만 마음에 봄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 역시 둘레둘레 살펴보다 보면 없지 않아 간혹 있기도 할 겁니다. 그런 분들에게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회복지사를 한번 연결해 봄은 어떨까요? ‘우리는 혼자가 아닌 함께 그리고 같이’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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