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전 인센티브가 조기에 소진됐다는 안내문(사진=이화정 인턴기자)
탐나는전 인센티브가 조기에 소진됐다는 안내문(사진=이화정 인턴기자)

제주자치도는 21일, 제주형 지역화폐인 ‘탐나는전’이 21일부터 인센티브 지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처음 발행한 지 2년도 되지 않아 껍데기만 남았다.

제주자치도는 2020년 8월,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회복시키고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는 취지로 지역화폐 도입 계획을 수립하고 2020년 11월 30일, 카드형·모바일형·종이형으로 200억 원의 규모의 지역화폐를 발행했다. 소비자들은 탐나는전을 구매하면 10% 할인받는 혜택을 누렸다. 도민 1인당 구매 한도는 월 70만 원으로, 연 500만 원 이내까지 할인 혜택을 누리도록 했다. 이런 혜택 때문에, 사용자는 빠르게 증가했다.

제주도는 2021년 9월과 11월, 1인당 월 구입 한도를 7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연 한도를 50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확대했다. 추석 명절과 코리아세일페스타(11월 1~15일)를 맞아 위축된 소비심리 회복하기 위해 한도를 일시적으로 상향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2021년 지역화폐 인센트비 지원 예산을 244억 원까지 늘렸다.

그런데 제주도는 올해 3월, 지역화폐 「탐나는전」 1인당 할인 구매 한도를 월 7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축소한다고 밝혔다. 1월 탐나는전 판매액은 552억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월평균 판매액 378억 원과 비교해 46% 늘어, 올해 확보 예산의 조기 소진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제주자치도는 지역화폐를 통한 소비문화가 정착됐기에, 발행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두 달도 되지 않아 혜택을 종료하기에 이르렀다. 정부가 탐나는전 인센티브 지원 예산은 지난해 244억 원에서 올해 90억4000만 원으로 줄였는데, 판매량과 사용량이 급증해 인센티브 지원이 더는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확보된 예산으로 가능한 탐나는전 발행액 1914억 원 가운데 93%의 예산이 소진됐다는 게 제주자치도의 설명이다.

탐나는전 인센티브의 조기 소진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던 문제였다. 우선 현재 제주도가 할인 인센티브 10%를 지원하는 게 타당한 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행안부는 지역화폐 인센티브 지원을 5~8% 이내에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역화폐에 과도한 예산을 투입하면 지자체의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제주자치도가 올해 각각 인센티브 지원금 100억 원을 투입해 200억 원으로 할인 인센티브를 5%로 유지했다고 가정하면, 4000억 원 규모의 매출까지 지원할 수 있었을 것이다.

탐나는전 이용을 농협 하나로마트까기 확대하는 게 바람직했는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하나로마트를 가맹점에 포함키는 바람에 자영업자를 살린다는 취지가 무색해졌다. 매출은 늘었을지 모르지만, 지원금이 조기에 소진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인기에 영합하는 행정과 몇몇 단체의 입김이 어우러져 좋은 취지의 정책을 무력화시켰다. 쉬운 정책은 보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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