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김포공항 인천공항으로 통합 이전’ 공약, 제주 지방선거 이슈로 부상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포공항과 인천국제공항 통합 이전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한 발언이 제주도 지방선거의 핫 이슈로 부상했다. 국민의힘은 당 대표까지 나서서 제주관광을 말살하는 계획이라고 공세를 쏟아냈고, 더불어민주당은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 26일 방송된 계양구선관위 주관 후보자 토론회에서 “김포공항을 이전하고 약 1100만 평에 이르는 강서지역을 대대적으로 개발하면 계양구는 강남과 붙어있는 분당처럼 발전의 기회를 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김포공항 때문에 부과된 고도제한을 완화해 산업단지를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27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통합·이전하고, 인천 계양과 서울 강서, 경기 김포를 아우르는 ‘수도권 서부 대개발’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비행기의 탄소배출량은 기차의 20배“라며 “탄소 중립시대를 앞두고 프랑스 하원에서는 단거리 국내 항공 여행금지 법안이 통과되는 등 국내선을 폐지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통합이전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의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이 총공세에 나섰다.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는 28일 유세를 통해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으로 “제주경제는 파탄하고, 제주관광산업은 고사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허 후보는 “김포공항을 없애겠다는 것은 제주도민의 경제는 아랑곳하지 않는 오만한 발상”이라며 “청주, 원주 등을 거쳐 제주로 와야 하는데 비용뿐만 아니라 시간도 엄청들 것”이라고 말했다.
허 후보는 “이 후보는 지난 1월 민주당 대선후보 당시에도, 전국을 KTX로 연결하고, 제주도를 해저터널로 연결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면서 “당시 이재명 후보의 비서실장은, 현재 오영훈 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라며 화살을 경쟁상대인 오영훈 후보에게 돌렸다.
파장이 커지자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28일 오선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 발표는 제주지역 국회의원과 한 번도 논의된 바가 없다”라며 “중앙당의 공식의견도 아니고 제주도당의 공식 의견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은 “김포공항 이전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과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의 도민통합 선거대책위원회는 28일 오후 논평을 내고 수도권 지역 후보의 정책 발표 단계에 불과한 김포공항 이전 발언과 관련해서는 국힘 후보들은 한술 더 떠 ‘제주경제 파탄’ 프레임으로 확산시켜 규탄대회까지 하면서 도민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 같은 악의적인 갈등 조장 프레임 씌우기는 없어져야 할 정치적 병폐이자 나쁜 정치 모략이자 잘못된 선동”이라며 “민주당 도당과 후보들은 지역 현안 추진 및 해결 과정에서 제주의 이익과 도민의 자기결정권에 맞는지를 최우선적인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김포공항 이전 이슈를 확산하기 위해 28일 제주도를 찾았다. 이 대표는 이날 6시30분 제주공항 5번 게이트 대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를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이런 무지막지한 공약을 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민주당 도당 지도부는 자신이 관련 발언을 하기 전까지 침묵을 지켰다며 “중앙당의 유력한 정치인들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면서 오히려 총구를 국민에게 돌린다”고 맹비난했다.
이준석 대표는 “제주관광을 말살시키는 정책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오늘부터 비상사태를 선포한다. 당원들 모두 이 같은 사실을 제주도민들이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