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기간 후보의 유세를 청취하는 시민들(사진=장태욱 기자)
선거 기간 후보의 유세를 청취하는 시민들(사진=장태욱 기자)

 

6.1지방선거가 마무리됐다. 시민은 이번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낡은 4년을 뒤로 하고 새로운 서귀포를 만들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서귀포시 유권자들은 다양하고 입체적인 방식으로 표심을 드러냈다.

우선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국민의힘에 높은 지지를 보낸 게 눈에 띈다. 국민의힘은 46.4%를 더불어민주당은 42.5%를 얻었는데, 4년 전 더불어민주당 53.4%, 자유한국당은 18.0%를 얻었던 결과와는 확연히 달라진 결과다.

그런 달라진 정치 성향이 반영돼 지역구 도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4석, 국민의힘은 5석을 얻었다. 나머지 1석은 무소속이 차지했다. 제주시에 지역구 20곳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8석을 차지한 것과도 대조적인 결과다.

서귀포시민은 이번 선거에서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 나름의 기대를 보내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국토부장관으로 임명한 것도 한 몫 차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서귀포시민은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를 선택했다. 오영훈 후보는 53.9%를 얻었고, 국민의힘 허향진 후보는 40.4%를 얻었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오영훈 당선인이 어린 나이에 정치를 시작해서 재선 국회의원까지 적지 않은 경력을 자랑한다.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대선 후보 등과도 두루 두터운 관계를 유지한다. 그리고 제주시에서 지역구 정치인으로 활동했지만, 고향 서귀포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적지 않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가 제2공항에 대한 갈피를 잡지 못할 때, 도내 국회의원 3인 가운데 홀로 나서서 실마리를 찾아보려 애쓴 이력도 있다.

이번 결과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02년 우근민 지사가 당선된 이후 20년 만에 도지사직을 탈환했다. 그리고 도의회에서 여전히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책임 여당이 됐다.

서귀포시민과 지역 출신 정치인이 우선하여 해야 할 과제가 있다. 지방선거의 열기가 채 식기 전에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이건 지난 지방선거 이전부터 오영훈 당선자가 약속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지난 2006년 자치권이 사라진 이후, 서귀포시는 제주도청의 직할 통치 기관으로 전락했다.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각종 현안사업이 의회에 제동이 걸리기 일쑤였다. 인구가 계속 늘고 있음에도 선거구를 조정할 때마다 서귀포시 지역구 수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공공연히 나왔다. 정부가 서귀포시에 각종 대규모 사업을 밀어붙여도, 시청은 책임 있는 조정자 역할도 할 수 없었다.

이제 그런 굴욕의 시간을 끝내야 한다. 마지막 절체절명의 기회를 놓치면, 2년 후 총선도 4년 후 지방선거도 없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깨어 각성하는 시민의 감시와 책임 있는 정치인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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