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영어로 고전 맛보기(33)]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

Well did I remember Mrs. Reed’s face, and I eagerly sought the familiar image. It is a happy thing that time quells the longings of vengeance and hushes the promptings of rage and aversion. I had left this woman in bitterness and hate, and I came back to her now with no other emotion than a sort of ruth for her great sufferings, and a strong yearning to forget and forgive all injuries.

내가 리드 부인의 얼굴을 잘 기억했으므로 눈에 익었던 인상을 열심히 찾아봤다. 시간이 복수에 대한 열망을 진압하고, 격노와 혐오가 촉발하는 것을 잠재운다는 것은 행복하고 다행한 일이다. 나는 비통함과 증오심을 품고 이 여인을 떠났고, 나는 그녀의 큰 고통에 대한 일종의 비애 외에는 다른 감정이 없이, 그리고 모든 상처를 잊고 용서하겠다는 강한 갈망을 품고 그녀에게 돌아왔다.

 

영화 제인 에어에서 로체스터가 제인에게 청혼하는 장면이다.(사진=영화 화면 갈무리)
영화 제인 에어에서 로체스터가 제인에게 청혼하는 장면이다.(사진=영화 화면 갈무리)

샬럿 브론테(Charlotte Bronte, 1816 ~ 1855)는 앞선 편에서 소개한 「폭풍의 언덕」의 저자 에밀리 브론테의 언니다. 「제인 에어(Jane Eyre)」는 주인공 제인이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인데, 1847년에 출간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주인공 제인은 고아인데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이 없어 게이츠헤드라는 곳에서 친척인 리드 집안의 사람들과 함께 생활했다. 그곳은 명령과 복종이 시스템으로 자리 잡은 곳인데, 제인은 그 공동체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을 배회한다.

제인의 사촌인 존은 제인보다 나이가 많고, 너무 많이 먹어 몸집이 크고 뚱뚱했다. 존은 항상 제인을 괴롭혔고 그러다 저항하는 날에는 붉은 방에 갇히기도 했다. 제인은 당대 지배 이데올로기를 대표하는 존과 리드 부인의 불합리함에 대해 마음속으로 저항하지만, 동시에 붉은 방의 공포에 굴복해 용서를 빌며 순응한다.

제인은 게이츠헤드에서 나와서 로우드 기숙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이 학교는 여성의 순결과 처녀성을 강조하며 학생을 훈육하는 밀폐된 공간이다. 제인은 게이츠헤드에서와 마찬가지로 반항하면서도 권력에 순응한다.

로우드를 떠나 봉사직으로 손필드 가(家)에서 가정교사 일하게 됐는데, 제인은 정신적으로는 존중받는 위치에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경제적으로 예속되어 있었다. 제인은 상류층 사람의 삶을 심정적으로 무시하면서도 자신의 보잘것없는 처지에 절망한다. 남성 로체스터를 사랑하게 됐고 그와 결혼 직전까지 갔지만, 그에게 결혼한 부인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결혼은 무산됐다.

손필드 가를 나온 제인은 남의 집을 기웃거리며 구걸하는 신세가 됐는데, 리버즈 집안 남매의 도움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제인은 리버즈 집안의 가난한 목사 세인트 존이 준비한 모튼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게 됐다. 비록 수입은 적었지만, 과거 손필드 가문에서 겪었던 예속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진실한 삶을 살 수 있어서 보람을 느겼다.

제인은 세인트 존의 설교에 감명했고, 그와 결혼했다. 하지만 세인트 존은 금욕을 강조하고 선교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지만, 제인을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았다. 제인은 세인트 존과도 화합하지 못했다.

제인은 손필드 가로 돌아왔고, 화상을 입고 불구가 된 로체스트를 돌보며 생활했다. 제인은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리는 순응적인 삶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독립적인 태도를 취한다.

소개한 글은 제인이 리드 부인의 부름을 받고 몇 해 만에 다시 찾을 때의 감회를 표현하는 대목이다. 어린 시절 리드 집안에서 겪었던 아픔에 대한 기억은 여전히 선명하지만, 복수에 대한 열망은 식어 없어졌다는 내용이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