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섬 동쪽 새끼섬(사진=서귀포신문DB)
문섬 동쪽 새끼섬(사진=서귀포신문DB)

 

수중 생태계의 보고인 문섬 주변이 훼손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화재청이 현장을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는데, 너무 늦었다는 아쉬움을 떨칠 수 없다.

문섬은 약 72만8000년 전 태어나 오랜 세월 파도에 의해 심하게 깎이기를 반복했다. 주변 바다는 우리나라에서 구로시오 지류인 대만난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아서 기온과 수온은 다른 수역에 비해 높다. 그 때문에 난류성 생물들에게는 천국이 된다.

문섬의 발달한 암반 기질에는 약 15종의 연산호가 군락을 이룬다.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산호충류는 약 120여 종인데 그중 70% 이상이 문섬 주변 해역에 서식한다.

이후 수많은 연구가 이어져 문섬은 생태적 보전가치와 문화유산적 가치가 높다는 판단 아래 천연기념물 제421호 ‘문섬 및 범섬 천연보호구역’과 생태계보전지역,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으로 지정됐다.

문섬 주변의 다채로운 식생은 관광객으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문섬 주변을 35년 넘게 운항한 관광 잠수함이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다.

D주식회사는 1988년에 아시아에서 최초로 서귀포 문섬에서 잠수함관광을 시작했다. 지난 2003년에 핀란드에서 건조한 67인승 최신 관광잠수함을 새로 도입해 운항 중인데, 잠수함관광 대중화에 앞장섰다는 평을 받는다. 단일 사업장 매출이나 방문객 기준으로도 세계 기록을 보유했다. 제주특별자치도 D사를 우수 관광 사업체로 4회 연속 지정하기도 했다.

제주자치도는 지난 2019년 해수부 공모사업을 통해 자구리공원과 문섬, 서귀포항 인근해상 등 135만㎡에 수중레저를 활성화한다는 내용으로 해중경관지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국비 200억 원과 도비 200억 원 등 400억 원을 투입해 해양레저체험센터와 해상 다이빙교육시설 등을 건립하고, 범섬-문섬-섶섬-지귀도 등을 연결하는 서귀포 해양관광벨트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런데 최근 관광잠수정이 문섬 주변 수중 환경을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녹색연합은 8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21년 가을부터 올해 봄까지 서귀포 관광잠수함 운항구역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녹색연합은 관광잠수함 운항구역 전체의 수중 암반이 충돌로 긁히거나 무너졌고, 중간 기착지의 지형을 의도적으로 훼손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제기했다.

녹색연합의 발표가 나온 후 문화재청은 관련 발표가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세계자연유산본부 및 녹색연합 등과 현장 조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연산호 군락 보호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내년에 연구용역도 추진할 뜻도 밝혔다.

문화재청이 내년에 연산호 군락 보호방안을 찾기 위한 연구용역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너무 늦었다는 아쉬움을 떨칠 수 없다.

유네스코가 제주도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구역을 지정된 문섬 수중생태계가 여러 이유로 위기에 놓였다. 이러면 수중관광도 지속하기 어렵다. 현장조사를 통해 사실이 드러나고 확실한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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