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쉬케어연구소×서귀포신문 공동기획 ⑨]

양식장에서 수온과 용존산소를 측정하는 모습 ⓒ피쉬케어연구소 fishcare@outlook.kr
양식장에서 수온과 용존산소를 측정하는 모습 ⓒ피쉬케어연구소 fishcare@outlook.kr

올 여름에 접어들면서 제주도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수온을 기록했다. 사람도 동물도 일교차가 큰 시기에는 면역이 떨어지고 다양한 병원체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질병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자연해수만을 사용하는 제주도 대정지역 양식장에서는 하루 수온이 최저와 최고 차이가 10°C를 기록했다. 지하 해수를 사용하여 수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양식장이 아니면, 고수온기 질병과 저수온기 질병, 그리고 수온 변동기에 발생하는 질병이 우후죽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완도는 올해는 평년보다 2∼3°C 낮은 수온을 기록하면서, 질병 발병이 예년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항온동물은 체온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열을 내지만, 변온동물인 물고기는 주변 환경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때문에 일일 수온 차이가 클수록 어체에서 에너지 손실이 크게 발생해 병원체가 비집고 들어갈 수 있도록 면역 시스템에 구멍이 뚫리는 것이다.

해수의 수온변화는 다양한 생물에 영향을 끼치는데, 운동성이 있는 생물은 서식에 맞는 수온을 찾아 이동하게 된다. 그런데 운동성이 없거나 현저히 떨어지는 생물은 어떨까?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산호다. 산호는 해양 동물로서 서식하는 환경 상태가 어떠한지 보여주는 지표생물의 일종이다. 특히, 수온에 매우 큰 영향을 받아 수온이 너무 높거나 낮으면 몰살하는 특징이 있다. 이와 유사한 지표 생물로는 조류가 있는데 수온이 너무 낮으면 번식을 못 하여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다. 반면, 수온이 높아져 번식하기에 최적의 수온과 영양분이 맞춰졌을 때는 개체수가 급증해 바로 적조가 발생한다.

산호가 중요한 지표생물이라고 밝혀진 이후 산호에 관한 조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는데, 대만 연구진이 조사한 바로는, 일일수온 변동이 4°C 이상이 되는 경우 산호 백화현상이 발생한다. 산호 백화현상은 다양한 원인들로 산호의 대량 폐사가 일어나는 현상인데, 모니터링을 통해 다른 요인의 변수를 제외하고 수온변동만 확인한 경우 그 기준이 4°C였다.

물고기 양식산업의 경우 운동성이 없는 산호에 빗대어 생각해볼 수 있다. 자연생태계에서는 운동성으로 서식환경과 먹이활동에 맞는 환경으로 이동할 수 있겠지만, 양식 물고기는 이동할 수 없는 환경으로 사람이 인위적으로 환경조절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올해 고수온기처럼 수온 하루 변동폭이 10°C 가까이 되는 경우 인위적인 조치가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특히 세균과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는 수온이 결정적인 환경요인으로 작용하는데, 적정 수온에 도달하면 이동성이 없는 생물의 몸에 기생해 번성하게 된다. 육상양식장에서 인위적인 조치로 수온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려고 한다 해도 이미 변동폭이 크면 어체의 면역력이 떨어져 병원체에 감염되기 쉬운 상태가 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가두리 양식은 작년인 2021년에는 고수온기 급격한 수온 상승과 더불어 빈산소 수괴(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발생하여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그 외에도 고수온기 적조 발생 때문에 생기는 경제적 피해가 있다.

올해는 태풍이 발생해 일부 피해를 남기기도 했지만, 태풍은 고수온기에는 주로 발생하는 질병이나 빈산소와 같은 문제를 일부 덜어 줘, 폐사 피해를 줄여주기도 했다. 모쪼록 자연재해로 말미암은 양식현장의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길 바란다.

 

김성현 ㈜피쉬케어 대표이사 〈이학박사 (노르웨이생명과학대학교, Aquatic medicine) / 수산질병관리사〉

유주리 ㈜피쉬케어 기획팀장 〈제주대학교 해양생물공학과 석사과정〉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