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기억과 공감, 서귀포시 미래문화자산을 찾아라 ②] 서울시 미래유산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용산구 해방촌 1008계단. 해방촌은 평안북도 서천에서 월남한 사람들이 모여 살던 동네인데, 이곳에 108계단이 있다. 108계단은 일본 제국주의가 자국의 군인이 전쟁에서 죽으면 추모하기 위해 지은 신사로 오르는 진입로였다.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용산구 해방촌 1008계단. 해방촌은 평안북도 서천에서 월남한 사람들이 모여 살던 동네인데, 이곳에 108계단이 있다. 108계단은 일본 제국주의가 자국의 군인이 전쟁에서 죽으면 추모하기 위해 지은 신사로 오르는 진입로였다.

 

법정문화도시 3년차를 맞은 서귀포시는 지난 2년간 문화도시 사업으로 지역 유휴 공간 문화재생 기반 문화공유공간 조성(3개소) 창의문화캠퍼스 창의문화농부 배출(24) 미래문화자산 선정 등을 추진해왔다.

이중 미래문화자산 선정 사업은 급격한 지역 사회 변화와 개발로 사라져가는 유무형의 노지문화자원을 시민 스스로 제안·발굴을 통해 사라져가는 일상의 노지문화 자원을 보존·재생·활용(콘텐츠화)하기 위한 시민 주도의 문화 보존 캠페인으로, 서귀포시뿐만 아니라 서울시, 전주시, 부산시, 파주시 등에서도 미래문화유산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미래문화유산 제도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서울미래유산제도는 2013년부터 시행돼왔다. 서울시는 급속한 사회의 변화와 함께 근·현대 서울 시민의 모습이 담긴 문화유산이 멸실·훼손되고 근·현대 문화유산의 보전에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히 요구됨에 따라 시민의 이해와 참여를 바탕으로 시민 스스로가 서울의 문화와 유산을 지키고 가꾸는 일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서울미래유산제도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미래유산이란 서울 사람들이 근·현대를 살아오면서 함께 만들어 온 공통의 기억 또는 감성으로, 과거부터 물려받은 가치를 바탕으로 미래세대에 의한 새로운 변화를 수용할 여지가 있는 유·무형의 문화자산이다.

미래유산은 국가 또는 서울시 지정문화재,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것 가운데,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공통의 기억과 감성을 지닌 근현대 서울의 유산을 미래유산으로 선정하는데, 원칙적으로 소유자가 동의한 경우에 한해 미래유산으로 최종 선정된다.

미래유산은 그 특성에 따라 공통의 기억 또는 감성이 담긴 문화적 인공물, 의식이나 기술, 전통과 명성, 스토리 등의 문화적 행위, 문화적 인공물 또는 문화적 행위‧이야기 등이 만들어지는 장소 또는 경관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지정문화재는 보전가치가 높은 문화재를 선별해 규제를 통해 영구적으로 보전하는데 목적이 있는 반면, 미래유산은 시민 스스로 시민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통의 기억을 발견하고 시민의 자발적인 보전을 통해 공통의 기억을 공유하는데 목적이 있다. 또한, 지정문화재는 100년이 넘은 건축물과 유물을 대상으로, 등록문화재는 건설·제작·형성 후 50년이 넘은 문화재를 대상으로 하지만, 미래유산은 근대를 비롯한 현대유산까지 범주에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미래유산은 시민의 참여를 중요시한다. 지정문화재나 등록문화재는 문화재청장이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하지만, 미래유산은 발굴에서 선정까지 모든 과정에서 시민의 참여에 의해 추진된다.

서울시의 미래유산은 ▲도시관리 ▲문화예술 ▲산업노동 ▲시민생활 ▲정치역사 등 5개 분야로 나뉘는데, 2022년까지 지정된 506건의 미래유산 중 도시관리는 108, 문화예술은 127, 산업노동 70, 시민생활 154, 정치역사 47건 등이다. 구체적 사례를 살펴보면, 여의도 지하벙커, 구 서울시청 남산별관 등의 공공시설부터 서울역광장, 여의도공원 등의 공원·광장, 형제대장간, 학림다방 등의 상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유산이 선정되고 있다.

서울시 미래유산의 활용방안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 과정에 언론이 미래유산을 조명하면서 잊혀졌던 거리에 사람이 찾기도 하고, 미래유산 지정이 시민이 서울의 근대사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유명인이 즐겨 찾았던 식당과 양복점, 폐쇄되 운영이 중단됐던 지하철역이 명소로 부상하기도 한다. 큰 돈을 들이지 않지만 문화적 재생이 일어난다. 

미래유산으로 선정되면 인증서과 기념 동판이 수여되고 미래유산 누리집에 게재된다. 관리는 소유자가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5년마다 보전현황을 체크해서 인증서 재발급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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