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강호남 도시공학 박사

자기주도학습이란 말이 있다. 지금 세계시장은 달러주도환율이라 해야 할 거 같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었다. 922일부터 진입하더니 계속 오르고 있다. 과거 원달러 1,400원 돌파가 국제금융위기 무렵인 200810월이었고, 그 해 11241,509원까지 올라갔으며 이듬해 2~3월 중 12일 동안 1,500원대에 머물렀다. (2010년 이후 오랫동안 팬데믹 전까지- 1,100원대 전후였다.) 달러가 강세인 이유는 금리다.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를 추월했기 때문에 자본이 수익률이 높은 미국으로 이동한다. 그렇게 되면 외환시장 내 달러화 공급이 감소하고 환율이 올라간다. 경제성장률도 영향을 준다. OECD는 올 6, 2022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4.5%에서 3.0%1.5%p 하향 조정했다. 세계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는 안전자산 선호를 증가시켜 달러화 수요를 더 일으킨다. 원자재 가격상승이 촉발한 무역수지 적자폭 확대도 원화 약세를 가중시키고 있다.

원달러는 미국 금리 인상을 단행한 최근 3개월간 가파르게 올랐는데, 원유로 환율은 같은 기간 1,300원대를 등락하며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 환율도 1,5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뿐이다. 이건 무슨 상황일까? 이는 유럽, 영국도 우리나라처럼 달러환율이 약세라는 말이다. , 유럽 경제도 좋지 않다는 뜻이다.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오히려 원화가 강세라 더 할 말이 없다. 미국달러가 주도하는 세계환율이다. ‘킹 달러(King Dollar)’ 시대다.

그렇다면 유럽, 영국 상황은 왜 달러화에 약세를 보이는 것일까? 원인은 복잡하다. 영국에서 세 번째 여성 총리가 된 리즈 트러스는 그의 젊은 추진력을 보이는 정책을 과감하게 발표했다. 정치공약인 490억달러 감세정책을 발표한 것이다. 동시에 면세쇼핑의 부활, 94조원 규모 에너지요금 지원 및 법인세 인상계획 폐지를 단행했다. 보수당 정책기조에 맞춰 시장친화적 행보를 실천한 것이다. 하지만 유동성 확대는 오판이었다. 영국은 이미 물가상승률이 7월에 10.1%를 기록(ONS)한 상태인데다 국가부채가 브렉시트로 인해 GDP대비 100%를 넘기고(102.6%, IMF, 2021) 있다. (영국은 1992년 이후 물가상승률이 4.5%를 넘은 적이 없고, 2008년까지 GDP대비 국가부채가 50%를 상회한 적이 없다.) 그 결과 로이드뱅킹그룹, 버진머니 등 영국 굴지 모기지 공급자들이 대출상품을 철회하고 있다. 집값이 최대 20%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마치 2008년 국제금융위기 때의 미국을 보는 듯하다.

유로화 약세 이유는 비슷하지만 좀 다르다. 유로화를 이루는 제조업 기반인 독일과 프랑스 등 북부와 관광, 서비스 기반의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남부는 경제력의 차이를 보인다. 그래서 같은 유로화 권역에서 북부가 남부를 주로 돕는다. 이러면 돕는 쪽이나 받는 쪽 모두 불편하다. 그러다 이탈리아에서 극우 성향의 여성 지도자가 나타났다. 925, 1977년 로마 태생의 조르자 멜로니가 총리에 당선된 것이다. 멜로니는 경제실패에 불만이 쌓인 국민들을 업고 유럽연합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속내를 드러내곤 했다. 유로화는 그래서 불안하다.

환율이 오르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원자재 가격과 환율의 변동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면 전년 대비 생산원가가 제조업에서 11.4%, 서비스업에서 4.4% 상승한다(한국무역협회, 20227). 이 중 환율 영향은 2.9%. 환율이 10% 상승할 때 수입단가는 4.9% 상승한다. 결국 환율상승은 수출원가상승, 수입단가상승으로 이어져 국내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이 충격은 초기 5개월에 크고 이후 5개월 동안 서서히 소멸된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 변동성도 커진다. 세계경제는 이미 위기다. 방심하면 어려움을 맞을 것이고, 대비하면 기회를 맞을 것이다. 슬기롭게 대처하자.

 

강호남 박사
강호남 박사

저자 소개

       강호남

       서귀포시 출생,  남주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도시공학 박사

       건축시공기술사,  (주)델로시티 상무

       국민대 출강                            

       서울시 중구 건축위원회 심의위원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