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김광협 시인 추모문학제 12일 열린다

지난해 열린 추모문학제(사진=솔동산문학회 제공)
지난해 열린 추모문학제(사진=솔동산문학회 제공)

‘바람처럼 왔다가 구름처럼 떠난 시인’ 김광협 선생을 추모하는 문학제가 12일 열린다. 생전 시인을 따르던 후배 문학가들이 모여 춤 공연과 시낭송, 노래 공연 등 소박하지만 다채로운 방식으로 시인을 추모한다.

제8회 시인 김광협 선생 서거 29주년 추모문학제가 오는 12일 12시부터 천지연 김광협시비 앞에서 열린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데, 솔동산문학회(회장 강승원)가 행사를 주관하다.

참석자들은 문학제 제1부에서 시인의 살아온 생을 되돌아본다. 시인의 약력과 문학 연보를 통해 문학 세계를 되짚는다. 김광협 시인의 문학제 자인 윤봉택 시인이 회고담으로 스승과의 일화 등을 전한다. 이어 김하월 서귀포무용협회장이 살풀이춤으로 김광협 시인의 영혼을 위로한다.

2부에서는 시낭송과 음악 공연이 펼쳐진다. 한성국ㆍ한지헌ㆍ조승훈ㆍ박인선ㆍ문상금ㆍ강승원ㆍ박용창ㆍ정영자ㆍ박지호ㆍ고현심 시인이 김광협 시인의 작품 중 제3시집 『농민』에 수록된 ‘께르륵 동녕바치’, ‘황소와 탱크’, ‘안빈’, ‘제주 동백꽃’, ‘교회당’, ‘부자 농부’, ‘농부’, ‘서울 간 복순이’, ‘유채꽃밭 사이로 지나가며’, ‘유자꽃 피는 마을’, ‘서귀포’ 등 11편을 낭송한다.

카노푸스음악회가 재능 기부로 ‘고목나무’. ‘잊혀지지 않아요’, ‘내일’, ‘이별노래’, ‘꽃밭에서’ 등을 부른다.

이날 행사를 위해 서귀포시 소상공인연합회(회장 이상철), 좋은 사람들(대표 장성훈) 한국무용협회 서귀포지부(지부장 김하월) 등 단체에서의 각종 지원과 재능 기부 등으로 이뤄진다.

이 추모문학제는 서귀포시에서 최초로 중앙문단에 등단하였고, 한국문단사 큰 발자취를 남긴 김광협 시인의 문학 세계관을 기리기 위하여, 이 고장 후배 문인들에 의해, 지난 2015년부터 솔동산문학회 주관으로 해마다 열리고 있으며, 올해로 8회를 맞이하고 있다.

 

시인 김광협 시인은 1941년 6월 서귀포시 호근동 1851번지 조부모님 댁에서 아버지 김남운 어머니 김사열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 태어난 이듬해에 아버지가 당시 경성대학 부속 생약연구소에 취직하게 되자, 아버지 따라 가족들이 토평동 관사로 이사하게 된다. 4세 때 석주명 박사가 나비 잡는 모습을 보았다. 부친에게 천자문을 익혔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다시 호근동 조부모댁으로 가서 서호초등학교 2학년으로 입학하다.

 

11세가 되던 1951년 4·3사건이 발발하자 외갓집 신효동으로 내려와서 살다가 1953년 서귀중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는 다시 토평동으로 가서 살았다. 1956년 16세에 서귀농림고등학교에 입학하고, 그곳에서 국어교사 강군황 선생을 만나 문학 지도를 받았다. 교내 백일장에 수필 등으로 장원하는 등 창작 활동을 하면서, 1957년 17세 때 제1회 한라예술제 백일장에서 시 ‘천지연’으로 장원을 한다. 이후 1959년 19세에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 입학해 창작 활동을 계속하다.

김광협 시인은 서귀포가 낳은 이 시대의 최고의 시인이자 서귀포시에서 현대 시단에 등단한 최초의 시인이기도 하다. 서귀포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196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강설기)가 당선됐고, 동아일보에 입사한 뒤 제주인으로 서는 처음으로 수도 서울에서 문인으로 대성하여, 1981년 41세에 대한민국문학상을 수상했다.

1963년 23세에 월간 종합교양잡지『신세계』에서 공모한 제1회 신인상 시 부문에 ‘빙하를 위한 시’가 박두진 선생의 심사로 당선되어 문단에 첫 발자국을 내디뎠다.

약관 50세에 이르러서는 건강이 많이 악화하였다. 가끔 고향에 내려오시면 음료수병에 몰래 술을 담아서 마시곤 할 만큼 선생께서는 술을 가까이했다. 육신이 병마에 지쳐가면서도 선생께서는 1990년 자선시집『유자꽃 마을』을, 1991년 번역시집『아메리칸 인디언 청년시집』을 , 1992년 제6시집『산촌서정』을, 번역시집 『투르게네프 산문시』를 병상에서 발간했다.

시인은 1993년 7월 5일 새벽 2시 35분 강남성모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53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1995년에는 김광협 시인 시비건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되어, 1996년, 천지연 입구에 ‘유자꽃 피는 마을’ 김광협 시비가 세워졌다. 서귀포에서는 최초의 시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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