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중앙여중, 29일 예당서 제8회 정기연주회 개최해
2/4박자로 정열적인 탱고 풍의 음악으로 익숙한 오페라 카르멘 중 ‘하바네라’ 그리고 ‘라라랜드’, ‘탑건’, ‘캐리비안의 해적‘ OST 등 어디서 들어봤을 법한 친숙한 음악이 80여 개 악기의 울림으로 800석의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서귀중앙여자중학교(교장 강연심) 드림 오케스트라의 8번째 정기연주회가 11월 29일 오후 2시 30분,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개최됐다.
2012년 교육부 지정 오케스트라로 창단되어 약 80명의 단원으로 이루어진 서귀중앙여중의 드림 오케스트라는 겨울을 맞이하는 11월의 끝자락에 2022년의 마지막 무대를 열었다. 서귀중앙여자중학교의 강다인 전교회장과 현채은 전교부회장이 사회를 맡았다.
강연심 교장은 “드림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지원과 성원을 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한다”며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 3년 만에 교육 회복, 일상 회복의 현장으로 오늘 무대가 마련됐다. 학교 교훈인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지성(至誠)’처럼 우리 단원들이 열심히 연습해 하모니를 완성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하는 자리이다.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부탁드린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이번 연주회는 프랑스 작곡가 조르쥬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하바네라’를 시작으로 앙코르곡까지 총 8곡을 연주하며 대중에게 친숙한 음악들로 늦가을 관현악의 선율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악기 소개 영상으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플루트, 클라리넷 등 관현악기에 대한 이해를 더 했다.
오늘 연주에서는 학생들을 1년간 지도한 파트별 지도교사들도 무대에 함께 올랐다.
2022년을 마무리하는 무대 후, 지도교사와 오케스트라 단원을 만나 소감을 들었다.
첼로를 지도하고 있는 정다운 지도교사는 3년간 중앙여중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오케스트라에서는 첼로가 멜로디 보다는 베이스의 역할이 크다 보니, 첼로를 연주하는 아이들이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오케스트라에서 첼로의 필요성, 책임감을 상기시키며 연습하라고 조언한다. 파트 연습보다는 합주했을 때 첼로의 힘이 드러나고, 아이들이 직접 무대에 오르면서 어디서 나오고 들어가야 하는지 무대 경험을 하며 첼로의 매력을 느끼게 된다”라고 말했다.
4년간 플루트를 지도한 한우정 지도교사는 “아이들이 매년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 보일 때마다 뿌듯함도 느끼고, 연주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는 친구들을 보며 기특하기도 하다. 우리 플루트 단원들은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좋아서 하는 친구들이 많아 더 열심히 음악을 하고 있다. 플루트가 고음 악기이다 보니 소리가 튀기도 해서 혹시나 실수할까 연주에 소심해지기도 하는데 자신 있게 연주하기를 조언한다”라고 말했다.
드림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은 현지양 교사는 “연주회 연습을 위해 주말에도 나오고, 방과후 야간 연습도 진행했는데 학원에 갔다가 30~40분이라도 더 연습하려고 다시 학교로 오는 친구도 있었다. 우리 친구들이 너무 열심히 연습에 참여해서 무척 고맙다”며 “아이들과 함께 한 매 순간이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이었고, 아이들과 남다른 교감을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연주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힘들었겠지만, 학창 시절에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라며 고마움과 격려의 말을 전했다.
현재 중앙여중 3학년으로 1학년부터 3년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한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를 들었다.
클라리넷 파트인 양희현 학생은 “동홍초를 다닐 때 관악대가 있어 관악에 대한 나만의 로망이 있었다. 중학교에 와서 기회가 되어 클라리넷을 시작하게 됐다. 악기를 배우면서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어졌고, 많은 친구를 만나며 사회성도 길러졌다. 코로나19로 인해 밖에 서는 무대를 3번밖에 하지 못해 아쉽다. 3년간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며 또 다른 취미를 발견하고 많이 배울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라고 3년간의 소감을 전했다.
비올라를 연주하는 양희수 학생은 “쌍둥이 언니가 오케스트라를 한다고 해서 나도 신청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학교 동아리 활동을 무조건 해야만 하는 줄 알고 시작했다. 1,2학년 때는 처음이라 악기 연주도 어렵고 잘 안되어서 중간에 그만두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그 시기를 넘기고 연습하면서 실력이 늘며 성장하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됐고 이를 계기로 더 열심히 하게 됐다. 3년간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며 지난 8월 16일 서귀포중학교와 함께 한 합동 연주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다른 학교와 함께 무대를 만들며 새로운 경험을 했던 시간이었다”라고 전했다.
80여 명이 함께 만들어내는 화음의 시간은 아이들의 마음에 차곡차곡 소중한 추억으로 쌓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