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덕숙 나비봉사단 단장

본격적인 추위가 찾아든 12월이다. 요즘 복지가 잘 되어 있어 굶는 사람이 없다고들 하지면 여전히 복지의 사각지대는 존재하기에 이 겨울이 더 을씨년스럽고 춥게 느껴지는 이들도 있다. 이렇게 특정된 이들의 복지도 중요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인 복지 역시 중요하다.

성산은 관광지로 관광수입 비중이 높아 모든 초점이 관광객에게만 조명되고 있어 정작 지역의 미래인 청소년의 공간은 아예 우선순위에 들어있지도 않은 게 현실이다.

그래서 성산에서 자라는 청소년들이 이 겨울을 보내는 방법은 주말에 제주시로 나가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성산에는 마땅히 여가생활을 즐길 문화체육시설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자녀들을 키우면서 어느 정도 자라면 타 지역으로 가는 게 나 역시 아주 당연하게 여겼으니, 이 지역에 청소년 공간이 없다는 것에 관심이나 여유를 가질 새 없이 그저 타지에 가서 시간을 보내고 오면 되는 거고 어느 정도 자라면 역시 타 지역으로 공부나 직업을 위해 떠나는 것이 수순이라 믿었다.

그러다가 정말 왜 떠나야 하는 건가? 머물러 고향을 지키는 청소년이 있으면 안 되는가? 고향을 등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보다가 청소년을 위한, 그리고 청소년 가족이 누릴 공간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 공간을 만드는 일을 우리 함께 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 시작한 게 <나비봉사단>이다.

청소년을 위한 공간 확보를 위해 온 마을 주민이 시나브로 함께 힘을 모으다 보면 점차 길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첫 삽을 뜬 게 <꿈의 공간을 걷다>로 광치기 해변을 활용하는 거였다. 그러고 보니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더 많은 공간을 성산주민과 청소년들이 같이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 조금의 관심은 쉽게 생기지 않는다. 특히 그 누구도 아닌 지역민들의 관심이 최우선이 되어야 되고 또 지역의 미래를 결정짓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 될 것이다

이 겨울에 주위를 둘러보면 당신의 눈높이에 들어오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바로 지금 보여주는 당신의 관심이 청소년에게 힘이 되고 성산에 활기를 주는 꽃을 피우게 된다. 나비봉사단은 당신의 관심이 참여로 바뀌길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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