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제라헌교육연구소 김학준

제주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재학생이 12일 열린 문화도시 대잔치에서 문화실험실 전시를 기획했던 사례를 발표하는 장면이다.(사진=장태욱 기자)
제주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재학생이 12일 열린 문화도시 대잔치에서 문화실험실 전시를 기획했던 사례를 발표하는 장면이다.(사진=장태욱 기자)

"금 나와라, 뚝딱!"으로 금이 나오게 할 수는 없다. 주문으로 세상 일이 비롯된 것은 단언컨대, 아무 것도 없다. 교육문화도시! 역시 주문으로 될 일이 아니다. 그것을 실제로 가능케 하는 현실적 조건, 그것들을 충족시키지 않고서는 실현될 수 없다.

우리는 때로는 엄청난 변화가 작은 일들에서 시작될 수 있고 대단히 급속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가정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이 한꺼번에 갑자기 변화하고 전염되는 극적인 순간에 붙여진 이름이 바로 '티핑 포인트'이다. 조그만 계기가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오는 사회적 현상을 예리하게 통찰해낸 말콤 글래드웰이 궁극적으로 [티핑 포인트(이끌리오, 2002)]에서 추구했던 것은, 요컨대 “뜨는 현상”의 원인 고찰을 통해서 이번에는 역으로 그 조건들을 인위적으로 조성해냄으로써 “뜸”을 이루어내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와 같은 티핑 포인트의 관점은, 서귀포 교육문화도시 건설을 위한 희망의 근거의 하나가 된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이룬다!”는 믿음, 작은 불씨도 키우면 큰불이 된다는 믿음. 이렇게 시작하는 것은 어떤가? 매월 마지막 토요일, 남녀노소가 한데 모여 [교육문화축제]를 한판 크게 벌이자. 백일장도 좋고 경시대회도 좋다. 퀴즈대회도 좋고 장기자랑도 좋고 특기적성경연도 좋다. 요리경연, 촌극대회, 전시회, 발표회 등등등. 제주도 거주 외국인이 주관하는 다문화 잔치도 좋다. 휴가철에는 산, 들, 바다, 그리고 폐교에서 테마캠프를 열자. 창의력캠프, 과학캠프, 수학캠프, 독서캠프, 외국어캠프, 플룻캠프, 바이올린캠프, 수채화캠프, 만화캠프, 연극캠프, 축구캠프, 야구캠프, 수영캠프.... 캠프를 열자. 이 모든 것들을 한꺼번에 할 필요는 없다. 무엇이든 시작하자. 지역사회의 역동성이 조금씩이라도 커가지 않겠는가!

이게 바로 교육문화도시 건설의 티핑 포인트가 될 법하지 않은가? 관건은 지속성이다. 이런 이벤트들이 지역사회의 변화를 위한 도발적인 ‘방아쇠’가 될 수 있으려면, 반복됨으로써 안정화되어야 한다. 그것은 강고한 주체세력을 요구한다. 이것은 어떤가? [지역사회재단]이다. 지역주민들이 십시일반 출연하여 기금을 조성하고 전문성을 가진 인사들로 집행부를 구성하여 제반 사업을 주관하게 하는 것이다. 앞서 열거했던 각종 사업이나 행사들은 직접적으로 영리를 창출해내지 못한다. 그러므로 시장영역 밖의 일이다. 행정에 의존하면 지속가능성이 불안하다. 그래서 재단의 영역이 아니겠는가 하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활동해온 서귀포교육발전재단 사업을 확대해도 좋을 것이다.

북경의 나비의 날갯짓이 뉴욕에 이르러서는 폭풍을 일으키기도 한다지 않는가? 문제는, ‘작은 시작’, 그것을 위한 서귀포 시민사회의 용기있는 첫걸음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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