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조이랜드 봄맞이 소풍, 자연과 하나 되는 치유 프로그램

4일 봄맞이 치유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들(사진 김요나 시민기자)
4일 봄맞이 치유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들(사진 김요나 시민기자)

지난 2월 4일 입춘을 맞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안덕면 대평리 대평포구에서 박수기정 절벽을 오르며 자연의 품에서 오감을 열고 자연과 하나가 되는 치유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올레 9코스의 시작점인 대평포구와 박수기정은 800여 년 전 몽고지배 시절 제주말을 원나라에 조공으로 바치기 위한 해상수송로였다고 한다. 선대의 통곡 장소였고, 조선시대에는 군마를 조정으로 수송하던 호국의 장소였다.

작고 정겨운 대평포구의 아름다운 몽돌해변을 돌아 말이 다니던 ‘몰질’을 따라 걷노라니 거대한 절벽(박수기정)이 대평마을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산길, 밭길이 아름답게 펼쳐진 박수기정은 제주의 원시 모습을 간직한 아름다운 숲길이다. 절벽 위에는 평평하게 넓게 펼쳐진 밭들이 전원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하면서도 송악산, 형제섬, 가파도가 손에 잡힐 듯 눈이 시원해지는 망망대해가 펼쳐진다. 멀리 한라산과 군산도 한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장소로 석양 명소로도 꼽히는 곳이다.

통합동작치료사 김유정 씨가 진행을 맡아 나와의 만남과 함께 내 주변과의 만남까지‘만남‘을 주제로 진행하면서 엄마의 품으로 들어가게 하는 특별한 경험을 맞보게 하였다. 여정 내내 침묵하면서 오롯이 내 안의 나를 만나고 오감 열기, 자연과 하나 되기, 새 생명 얻기, 축복의 새 출발을 도와주며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

뭔가 돌발적인 상황을 접했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지, 걸을 때 내 눈길을 끄는 건 무엇인지, 움직일 때와 움직이지 않을 때의 차이를 느껴보기, 내 등 뒤의 바다나 절벽이 나에게 어떻게 힘이 되고 지지해 주는지 느껴보기, 드러나는 것과 드러나지 않는 것을 느껴보기, 나를 에워싸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오감을 다 열고 생생한 느낌을 체험하게 하였다.

특별 프로그램으로는 무용가 홍신자의 생명의 불씨 나눔, 화가 베르너 사세와 함께 하는 입춘맞이 붓글씨 쓰기, 이순의 솔로댄스 생체춤, 서예가 한창환의 붓글씨 퍼포먼스 등이 이어졌는데 인위적인 것이 전혀 없는 자연 속에서 바람소리, 파도소리, 새소리까지 현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예술가들의 공연과 함께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치유의 시간을 가졌다. 모닥불에 감자, 밤, 고구마 등을 구워먹으며, 대낮에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을 보며 ‘불멍’에 빠지는 시간도 특별했다고 한다.

참가자들은 자연의 품에서 오감이 열리고 기쁨이 저절로 샘솟는 치유의 체험을 하면서 이러한 힐링 프로그램이 더욱 많이 만들어져 꾸준히 진행되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이렇게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이루어지는 여유로운 자연치유 프로그램은 그리 많지 않다.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쉼과 치유에 꼭 필요한 프로그램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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