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쉬케어연구소×서귀포신문 공동기획 ⑬]

어류 양식업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며, 현대인의 식탁에 해산물을 제공하는 주요 공급원이 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전염병 및 기생충 질병, 생존력 감소, 번식력 감소, 느린 성장, 탈주 어류 및 환경오염 등 양식업을 위협하는 요소는 종류만도 여러 가지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양식업의 질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테리아, 바이러스 및 기생충 매개 질병을 치료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았다. 그러나 모든 종류의 질병에 대한 영구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은 아직 요원하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CRISPR(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Cas 이라는 유전자 편집 기술이 질병을 예방하는 재적 솔루션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CRISPR-Cas는 원래 박테리아가 박테리오파지에 감염될 때 나타나는 방어시스템으로, DNA를 선택적으로 절단해 감염을 막고 일부를 흡수하는 기능을 한다. 학계는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질병 문제를 저렴하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박테리오파지는 박테리아에 감염되는 바이러스를 의미한다. 박테리오파지는 박테리아에 감염될 때 자신의 DNA를 삽입한다. 이때 박테리아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박테리오파지 DNA를 잘라 자신의 CRISPR 부분에 가져다 놓는다. 그리고 비슷한 박테리아파지의 DNA가 다시 침입하면 CRISPR RNA가 이를 인식해 Cas 단백질과 함께 신속하게 대항한다.

CRISPR 시스템의 기능(BRIC VIEW 2017-R08호에 실린 서울대학교 양진아 연구원의 ‘CRISPR 시스템 생물학 및 응용: 게놈 공학을 위한 자연의 도구 상자’에서 발췌)
CRISPR 시스템의 기능(BRIC VIEW 2017-R08호에 실린 서울대학교 양진아 연구원의 ‘CRISPR 시스템 생물학 및 응용: 게놈 공학을 위한 자연의 도구 상자’에서 발췌)

CRISPR-Cas 유전자 편집기술은 박테리오파지 유전체 내에 다양한 유전자를 자유롭게 원하는 대로 편집해 넣는 기술이다. 세균을 죽이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아파지를 물고기의 면역 체계를 유지하는데 활용하는 기술이다.

학계는 양식업에서 수행된 질병 모니터링을 통해 수집된 기존 데이터와 박테리오파지 분리물에 관한 자료를 종합해 파테리오파지 수명 주기와 CRISPR-Cas, 기타 면역 방어 등과의 관계에서 파지-박테리아의 역학관계 등에 대한 증거를 찾고 있다.

병원성 세균에서 CRISPR 스페이서 함량을 입력하면 발병 중 다양성 및 분리 기원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CRISPR 기능과 파지-박테리아 역학관계를 양식산업에 이용하면 항생제 내성이 증가하는 현대에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해 질병 치료를 설계할 수 있다는 새로운 치료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유전자 편집 연구소의 아린즈 오콜리(Arinze okoli) 연구원은 2022년 연구에서, 핀란드의 이위베스켈레 대학 나노사이언스센터의 비엘 호이칼라(Ville Hoikkala) 연구원은 2019년 연구에서 CRISPR-Cas를 사용해 양식 산업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에 제시했다.

캐나다 매니토바 대학교의 페르도스(Ferdous) 교수팀은 2022년 연구리뷰에서 CRISPR 기술 및 파지에 대한 기본 지식으로 시작해 해양 어류에 감염되는 Chilodonella 원생 생물 및 신경 괴사 바이러스(NNV)에 대응할 수 있는 RNA 유도 면역의 개발에 대해서 설명했다. 또한 채널 메기의 세균성 질병과 새우의 백점 증후군 바이러스(WSSV)에 대한 CRISPR-Cas의 면역학적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양식산업이 새로운 유전자 치료 기술 활용해 무항생제 양식에 또 한 걸음 다가서고 있다.

 

김성현 ㈜피쉬케어 대표이사 〈이학박사 (노르웨이생명과학대학교, Aquatic medicine) / 수산질병관리사〉

유주리 ㈜피쉬케어 연구기획팀장 〈제주대학교 해양생물공학과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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