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프로FC 유소년축구클럽 안영진 감독
18일 오후, 서귀포 칠십리 춘계 유소년축구 페스티벌이 개최되는 공천포전진훈련센터 축구장에서 유소년 축구선수들이 지난겨울 갈고닦은 기량을 펼치고 있다. 깊은 태클로 공을 빼돌리는 선수도 보이고,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는 선수도 있다. 관중석과 선수 대기석에서는 부모와 지도자들이 애타는 심정으로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참가한 구단 가운데 프로FC 유소년축구클럽은 서귀포에서 창단한 팀으로, 올해 처음으로 대학축구협회에 정식 팀으로 등록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등록한 12세 이하 전문 축구클럽은 290여 개인데, 그 가운데 막내 격이다. 서귀포에서 축구로 청소년기를 보냈던 안영진 감독이 어린 선수들을 지원한다.
안영진 감독은 서귀포에서 나고 자랐다. 청소년 시절에 축구를 시작해 서귀포고등학교와 전주대학교를 거처 실업축구단 예산FC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왼발잡이여서 선수로는 레프트 윙이나 왼쪽 미드필더를 주로 봤다.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프로 무대에 오르지 못한 게 지금까지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안 감독은 그 아쉬움을 뒤로하고 어린 선수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10년 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제주유나이티드에서 8년 동안 코치로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다가 축구클럽을 창단할 결심을 했다. 프로FC를 창단해 1년 동안은 취미반으로 운영했고, 올해 들어서 정식으로 전문 축구단으로 등록했다. 프로FC에는 현재 취미반 회원이 40여 명, 선수반 회원이 23명이 있다. 안 감독 외에도 3명의 코치가 선수들을 지도한다. 엘리트 선수들은 주 5회 방과후에 전용 구장에 모여 수업한다.
안영진 감독은 “유소년기에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축구를 즐기는 게 중요하다. 즐기다 보면 자신의 기량을 잘 발휘할 수 있고 실력이 는다”라며 “그래서 아이들에게 뭘 강요하거나 강압적으로 시키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안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정식으로 등록하고 서귀포시내 유소년팀들과 연습경기를 해봤는데, 기량이 부족하지는 않았다. 다만 경험이 부족한 건 있는데, 점차 보완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프로FC클럽은 이날 수원FC 유소년클럽을 첫 번째 상대로 맞았다. 수원FC 유소년클럽은 지난 2010년 3월 창단한 이래 1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모구단의 지원이 탄탄하기 때문에 10세 이하반과 12세 이하반을 합해 회원이 100명을 넘는다.
정식 축구전문 클럽으로 출발한 지 2개월도 안 된 팀이 상대하기엔 너무 버거울 수밖에. 이날 전반전이 끝났을 때 프로FC는 수원FC이 0대 2로 뒤지고 있었다. 전반전이 끝나고 하프타임에 안영진 감독은 선수들을 모아놓고 “상대가 강한 팀이고 너희가 열심히 하는 것을 잘 알아”라면서도 “그래도 우리가 가진 기량을 좀 더 쏟아 부어야 져도 후회가 없는 거야”라고 다독였다. 그리고 몸싸움에서 지지 않으려면 자세를 좀더 낮춰야 하고, 공중볼을 차지하려면 먼저 자리를 잡고 점프해야 한다며 경험 없는 선수들에게 요령을 알렸다.
안영진 감독은 이날 수원FC와의 경기에 대해서도 “선수들이 강팀을 만나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