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오름이야기 (3)

제주도 오름 이야기 (2)에 이어서 연재됩니다.

6. 오름의 이름은 어떻게 붙여졌나?

제주도에서 언제부터 오름이란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는지는 모르지만 전문가들의 연구에 의하면 오름이란 단어의 어원은 대체로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이야기하고 있다.

첫째, ‘오르다()’의 어간인 오르-’에 명사형 ‘-이 연결되어서 오, 오롬, 오름으로 쓰이게 되었다.

둘째, 몽고어로 ', 꼭대기등을 뜻하는 ’ula, ulain, oroi'가 전이되어서 오름으로 부르게 되었다.

셋째, 퉁그스어 계통에서 파생된 ‘ala, alin, oro’에서 전이되었다.

제주에서 오름을 부르는 말에는 산(), (), (), (), (/) 등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김승태, 한동호씨가 공동으로 저술한 [오름길라잡이(2005. 오름오르미들)[에서는 이 단어들이 다음과 같은 연유로 쓰여졌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하고 있다

() : 조선 초 정의현과 대정현이 있었던 지역을 중심으로 이 이름들이 발견되는 데 당시 관리들의 생활 터전이 되었던 지역이므로 이들의 영향을 받아 학식 있음을 드러내다 보니 으로 표현된 게 아닌가 한다

() : 악은 원래 산세가 매우 험해 접근할 수 없을 때 붙이는 이름인데, 제주의 오름들 중 악()이 붙여진 오름들의 특성은 봉긋하게 솟아있음이 공통적이나 특별한 의미는 없는 것 같고, 일제시대 때 일본군이 주둔했던 오름들에 주로 쓰여짐을 볼 때 오름 이름을 한자 표기화 하면서 붙여진 것으로 보여지며,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이 제주섬을 요새화하기 위하여 군사지도를 만들면서 제주어로 불리고 있던 오름들을 한자표기하는 과정에서 ∼岳이라고 붙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 )과 망() : 옛날의 군사적 통신 시설이었던 봉수대가 설치되었던 오름에 주로 봉()과 망()이 붙었는데, 나중에는 봉수대가 없었던 곳에도 붙은 경우가 더러 있다

() : 산의 고유어로서 오름과 같은 의미로 표현된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능선의 의미로 머르, 모루, 마루, 언덕의 의미로 동산, 잡목이 우거진 곳의 의미로 , 연못의 의미로 ()’, 모양새가 아름답다는 의미로 ()’, 냇물의 의미로 ()’, 밭의 의미로 , 밑바닥의 의미로 , 돌절구 모양의 우묵한 의미로 을 사용한 오름도 있다.

다음은 오름이라고 불리는 외에 산, , 봉 등 여러 가지로 불리고 있는 오름의 이름들을 나열해보면 다음과 같다. 이 외에는 대부분 오름이라고 불리고 있다고 여기면 될 것이다. 또한 하나의 오름이 오름, , , 봉 등 여러 가지로 불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 대록산, 소록산, 영주산, 북망산, 고근산, 단산, 금산, 산방산, 송악산

() : 성판악, 이승악, 수악, 동수악, 녹하지악, 금악

() : 우도봉, 지미봉, 서모봉, 일출봉, 독자봉, 남산봉, 달산봉, 토산봉, 자배봉, 원당봉, 사라봉, 서삼봉, 삼각봉, 삼매봉, 월산봉, 고내봉, 비양봉, 수월봉, 녹남봉

() : 쳇망, 예촌망 : 군뫼

: 괴살메, 새ᄆᆞᆯ메, 큰왕메, 족은왕메, 큰물메, 족은물메, 큰노꼬메, 족은노꼬메, 물메, 큰바리메, 족은바리메, 왕이메

: 큰돌리미, 족은돌리미, 비치미, 멀미, 돌미, 좌보미, 보로미,

머르 : 괭이머르, 서수머르, 민머르

머리 : 쇠머리, 골머리, 여진머리, 용머리

동산 : 대물동산, 만세동산, 민대가리동산, 사제비동산, 쉼터동산

: 고냉이술 굼부리 : 산굼부리, 진물굼부리,

아리 : 여믄영아리, 물영아리, 영아리

장오리 : 물장오리, 쌀손장오리, 태역장오리,

(, ) : 월랑지, 열안지, 열안지, 문도지

: 장구목 드레 : 큰드레, 족은드레

() : 베릿내 새미 : 거슨새미, 안새미, 밧새미, 산새미

: 망밧 : 가메창

: 가메옥 : 말찻, 물찻 : 안돌, 밧돌

바위 : 각시바위 : 하논 사슴 : 거린사슴 장군 : 오백장군

촛대 : 이달촛대 보기 : 마보기, 하늬보기 : 고수치

다리 : 썩은다리 제비 : 우진제비 : 왕관릉 들먹 : 거믄들먹

 

7. 오름의 분류

. 굼부리(분화구) 형태에 따른 분류

오름의 형태는 화구(火丘)의 형태에 따라 말굽형, 원형, 원추형, 복합형 등 크게 4가지로 구분한다.

말굽형 오름은 화구가 한 쪽 또는 여러 쪽으로 함몰되어 있는 형태의 오름을 말하며, 원형 오름은 오름의 정상부에 온전한 형태의 원형 굼부리를 갖고 있는 오름을 말한다. 원추형 오름은 화구가 없이 봉우리가 원추형인 오름을 말하며, 이런 여러 가지 형태를 복합적으로 갖고 있는 오름들이 있는데 이런 오름을 복합형 오름으로 분류할 수 있다.

굼부리(분화구) 형태에 따른 오름의 수는 말굽형 174(47.3%), 원형 53(14.4%), 원추형 102(27.7%), 복합형 39(10.6%)이다.

원형 오름 중에는 굼부리 안에 물이 없는 상태로 나무와 풀들이 자라고 있는 오름이 있는가 하면, 물이 고여 있어서 화구호(산정호수)를 형성하고 있는 오름이 있다.

화구호를 형성하고 있는 오름은 사라오름, 물찻오름, 동수악, 물영아리, 물장오리, 금오름, 어승생, 원당봉, 세미소 등 9개로 확인되고 있다.

말굽형 오름의 예(영주산)
말굽형 오름의 예(영주산)
원형 오름의 예(고근산)
원형 오름의 예(고근산)
원추형 오름의 예(제재기 오름)
원추형 오름의 예(제재기 오름)
복합형 오름의 예(용눈이 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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