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서귀포에서는 9개 지역농협과 1개 지역축협, 1개 품목별 농협 등 11개 농협 조합장과 1개 산림조합과 3개 수협 조합장을 새로 선출한다.

22일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서귀포시 지역에서는 후보 총 38명이 등록해 평균 경쟁률은 2.53명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 2.3명, 제주시 평균 2.35명보다 높은 경쟁률이다. 안덕농협 조합장 선거에는 7명이 출마해, 송포농협(일산)·평창농협 등과 더불어 전국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서귀포시는 전국에서도 조합의 위상이 가장 높은 곳으로 분류됐다. 조합의 수와 조합원 수, 거기에 조합의 지사무소 수를 참고하면 알 수 있다.

전국 기초행정단위에서 가장 조합의 수가 많은 곳은 경기도 안성시로, 15개 농업협동조합과 1개 산림조합을 두고 있다. 서귀포시는 전국에서 안성시 다음으로 조합이 많은 곳이다. 올해 초 안성시의 인구는 약 18만9000명으로 서귀포시와 비슷하다.

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서귀포시 지역 선거인은 3만8864명이다. 그런데 안성시 선거인은 약 2만2400명으로 서귀포시의 58%에 불과하다. 서귀포시민 가운데 조합에 가입해 활동하는 조합원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다는 의미다.

서귀포시는 16개 조합이 107개 조합을 두고 있다. 안성시의 경우 16개 조합이 거느린 지사무소는 29개에 불과하다. 서귀포시의 마을마다 조합 지사무소가 있어, 조합은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주민 생활에 밀접하게 영향을 준다.

서귀포시에서 후보자 경쟁률이 전국 혹은 제주시와 비교해 높게 나타난 것도 조합이 갖는 위상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안덕농협이 경쟁률 7대 1, 표선농협이 4대 1을 보인 것을 주목해야 한다. 다른 원인도 있겠지만, 인구가 적은 면 단위에서 조합이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제주시 한경면에서 한경농협과 고산농협이 각각 경쟁률 3대 1을 기록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주민이 조합에 관심을 두고 참여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관건은 조합원이 조합의 주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지 여부다.

협동조합은 현금이 부족한 조합원이 싼값을 내고 필요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편의를 도모하고 신용사업을 통해 농민 조합원에게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농가가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조합원이 생산한 상품의 판로를 개척해 조합원의 소득을 높이는데 일조한다.

조합의 성패는 이런 사업 과정에 조합원 의견을 반영할 길이 열려 있는지가 결정한다. 이사회가 조합장의 들러리로 전락하고, 대의원회가 조합장의 거수기가 되면, 조합원의 높은 관심은 갈 곳을 잃게 된다.

조합장 선거가 조합 사업에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야 하고, 결과적으로 조합의 열기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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