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방동주민센터 고정연

 

첫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했다.

휴직기간 동안 생각보다 동 주민센터나 시청에 전화하고, 방문할 일이 잦았다. 연장보육 신청을 위해서 담당자에게 전화했을 때였다. 잘 모르는 것을 물어보려니 문의가 길어졌다. 미안해지려는 찰나, 담당자는 내가 궁금해 하는 것을 본인이 제대로 이해했는지 되짚으며 물어봐 주었다. 답답해하는 기색도 없이 내 말이 끝날 때까지 집중하며 들어주었다. 내 궁금점을 정확히 파악했으니 설명도 적합했다.

전화를 끊고 나서 직원이 참 친절하다라고 생각했다. 그냥 조용히 내 문의사항을 들어주고 중간중간 질문하며 집중해주었을 뿐인데도 그 직원이 참 친절하다고 느꼈다.

공직자는 친절이라는 두 글자를 주문처럼 되뇌며 업무를 처리한다. 친절 교육을 받고 민원인에게 친절하라는 당부를 듣는다. 그럼에도 업무에 시달리다보면 어느 순간 공감은 없는 밝은 목소리, 공손한 인사만 겉껍데기처럼 남았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도 있다.하지만 친절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민원인의 입장에서 궁금해하는 것을 파악하려 노력하고 집중하며 경청해주는 것. 높고 활달한 목소리로 친근함을 가장하며 과도하게 친절을 꾸밀 필요는 없다. 마음을 담아 민원인의 얘기를 듣고 공감하며 적절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것이 바로 공직자가 가져야 할 진정한 친절의 자세일 것이다.

친절은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로 표시되는 태도라고 한다. 민원인의 불편함에 관심을 가지고 공감하며 경청한다면 우리 모두 친절한 공직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다짐한다. 끝까지 귀 기울여 듣는 친절한 공직자가 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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