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생태계서비스지불제 ①] 남원읍 의귀리

의귀리가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시범사업에 참여한다. 왼쪽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창세미소, 생이물, 생이물당,  생이물폭포 등이다.(사진=장태욱 기자)
의귀리가 생태계서비스지불제 시범사업에 참여한다. 왼쪽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창세미소, 생이물, 생이물당, 생이물폭포 등이다.(사진=장태욱 기자)

제주특별자치도는 민선 8기 핵심 공약인 ‘제주형 생태계서비스지불제’ 도입을 위해 올해 9개 마을에서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생태계서비스는 식량이나 수자원, 목재, 공기 정화, 토양 형성, 아름다운 경관 등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얻는 모든 혜택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보호지역이나 생태우수지역의 지속가능한 활용을 위해 지역주민이나 토지소유자가 생태계서비스를 유지하는 활동을 하는 경우 정부나 지차체가 적절하게 보상하도록 하는 게 ‘생태계서비스지불제’다.

환경부는 생태계서비스지불제계약의 계약기간은 1년으로 하되, 총 3년의 사업 기간 갱신·유지함으로써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을 권장한다.

시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도 전역을 대상으로 현장 방문과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귀포시 7개 마을을 비롯해 도내 9개 마을을 사업 대상지역으로 선정했다. 제주자치도는 이를 위해 사업비 4억2000만원을 배정했다.

남원읍 의귀리(이장 양인호)도 이번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마을회는 예전에 주민들이 이용했던 연못을 발굴해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의귀리는 남원읍읍의 대표적인 중산간 마을이다. 마을에는 서중천과 의귀천이 지나는데, 하천이 지나는 곳에 물이 마르지 않는 연못이 있다. 대표적인 게 ‘생이물’과 ‘창세미소’이다.

생이물은 의귀리 383번지 주변에 있는 연못이다. 서중천이 흘러 의귀천과 합류하는 지점이 있는데, 과거 빨래를 하거나 마소에 물을 먹였던 곳이다. 양인호 이장은 “중산간 마을의 과거 생활양식, 목축문화 등과 관련이 깊은 연못인데, 지금은 찾는 이가 없어 주변에 잡목이 우거지고 쓰레기가 보인다”라고 말했다.

창세미소는 의귀리 875번지 주변에 있는 큰 물웅덩이다. 의귀천의 일부 구간인데, 그늘이 지고 웅덩이가 커서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다. 오래된 계단이 있어서, 예전에는 사람의 출입이 잦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물이 맑아 사람들이 식수로 사용했다고 한다.

하천 주변에 쓰레기가 널려 있다.(사진=장태욱 기자)
하천 주변에 쓰레기가 널려 있다.(사진=장태욱 기자)

양인호 이장은 “중산간 주민은 과거에 이렇게 하천 웅덩이에 고인 물을 식수로 사용했다. 지금은 이걸 마시지 않지만, 주변을 잘 정돈하고 태양광을 이용해 야간 조명시설을 하면 생태학습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생이물 남쪽 가까운 곳에는 아이들이 생이물폭포라고 부르던 곳이 있다. 하천 경사가 급변하는 곳인데, 비가 오면 폭포가 형성된다. 지금은 산책로가 없어서 비가 내려도 폭포를 구경할 수 없는데, 물이 떨어지는 장관도 구경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생이물 주변에는 과거 주민들이 기도하던 신당이 있는데, 훼손되고 주변이 잡목으로 우거져 찾는 사람이 없어졌다. 이런 곳도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복원하는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마을회는 생이물과 창세미소 주변에 주민 인력을 투입해 잡목을 제거하고 쓰레기도 줍는 정화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그리고 안내표지를 설치해 방문자의 이해를 돕고 환경감시단을 운영해 환경을 훼손하는 일을 예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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