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암기념관 30일까지 소장품전 ‘서(書)에게 지혜를 묻다’ 개최

사람은 언제나 답을 구하며 살아간다. 일할 때도 다른 사람과 관계에서도 나아가 인생을 계획하거나 반추(班騶)할 때도 올바른 답을 고민하게 된다. 친구와 상담하기도 하고 선배나 스승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책으로 예술 작품을 통해 얻는 경우도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얻어지는 것은 대부분 해답이라기도 보다는 지혜이다. 지혜는 한 번 더 생각하게 하고 궁리해 단순한 문제의 해결을 넘어 삶을 한층 풍요롭게 한다.

소암기념관 전시실 (사진=강문혁 기자)
소암기념관 전시실 (사진=강문혁 기자)

소암기념관이 30일까지 소장품전 ()에게 지혜를 묻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소암기념관이 소장하고 있는 소암 현중화 선생이 서예 작품 중 삶의 지혜와 혜안(惠安)을 전하는 약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들에는 과거의 한시나 고사, 경구, 잠언이 내용을 담아 인문 고전의 긴 역사가 들려주는 지혜가 담겨있다.

온고지신(溫故知新) 32×126.5㎝ 종이에 먹 1965년 작 강상준 기증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는 작품이다. 논어 속 온고지신은 새로운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앎이라는 뜻이다. 1965년 작품으로 소암 선생이 50대 후반에 그렸다. 이때 소암 선생은 한층 성숙해진 소암체로 작품을 완성했다. 소암 선생은 주로 흘림 글씨인 행서(行書)와 초서체(草書體)로 작품활동을 주로 했다. 그래서인지 소암의 작품 중에는 전서는 거의 없다. 온고지신은 전서로 쓰인 흔하지 않은 귀한 작품이다.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132.5×69㎝× 5폭 종이에 먹 1980~90년대 현계호 기증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이라는 작품이다. 사람이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도리인 인의예지신을 가로 132.5·세로 69의 종이에 소암 선생이 일필로 쓴 5폭의 대형 작품이다. 원래 이 작품은 1폭이었는데, 작품이 너무 커서 작품을 나눠 5폭으로 표고 했다.

태산이 높다 하되 185×70㎝ 종이에 먹 1996년 작 김신숙 기증

 

조선시대 양사언 문신·서예가의 시인 태산이 높다고 하되을 소암 선생이 쓴 한글체 작품이다. 한문 서체에는 전서(篆書예서(해서(楷書행서(行書초서체(草書體)가 있는데, 기원전 중국에서 발전해 역사가 깊다. 하지만 한글에는 내세울 만한 한글체가 없다. 이 작품에서는 소암 선생은 한문 서체인 소암체를 한글에 접목해 작품을 창작했다.

이외에도 전시회에서는 난이재심(難易在心)’- ‘어렵고 쉬움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담처지진미(淡處知眞味) - 진정한 맛은 담백함 속에 있다.' 등의 작품들이 출품됐다. 특히 도연명(陶淵明)의 시 중 젊음은 두 번 다시 오지 않고, 하루에 두 번 날이 새기 어렵다는 구절이나, 황벽(黃蘗) 선사의 한 번 추위가 뼛속까지 사무치지 아니하고 어찌 코를 찌르는 매화 향기를 맡을 수 있으리라는 경구로 쓰인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전시관람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입장은 오후 530분에 마감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입장료는 무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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