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리이웃들] 김순일 무릉외갓집 실장

9년 전 무릉과 인연 맺어
지역 주민들과 ‘동고동락’
마음 알아준 주민에 감사

김순일 무릉외깃집 실장(사진=강문혁 기자)
김순일 무릉외깃집 실장(사진=강문혁 기자)

마케팅 15년 경력자인 무릉외갓집 김순일 실장은 도시를 벗어나 제주살이를 꿈꿨다. 이때가 9년 전의 일인데, 마침 무릉외갓집 직원채용 소식을 들은 김 실장은 그래서 무릉외갓집과 인연을 맺었다.

무릉외갓집은 주업무가 감귤, 천혜향, 한라봉, 마늘, 브로콜리, 비트 등의 농산물 판매이다. 그래서 제주살이에서 김 실장이 가장 먼저 배워야 했던 건 무릉리 주민들과 좋은 관계였다.

서울 생활 당시 김 실장은 옆집 이웃이 누구인지조차 관심도 없었다. 그랬던 그였지만 밭에서 묘종을 심고 거름을 주고 수확하는 주민들을 만날수록 그들의 생활을 알게 되고 서로 간에 정이 쌓였다. 마늘 수확시기에는 주민들은 김 실장에게 마늘을 선물하기도 했다. 그런데 한 두명이 선물하는 것 아니라 혼자 마늘 모두를 소비하기에는 버거워 김 실장은 이웃과 나눠 나눔의 행복을 느끼기도 했다.

어느 날, 김 실장은 마늘 가격이 낮아 인건비조차 건지기 힘들다며 농민들이 트랙터로 밭을 갈아 엎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이때 김 실장은 무척 가슴이 아팠다. 도시 생활 당시에서는 마트에서 돈 주고 사면되는 마늘이었지만, 무릉리에서 보게 된 마늘은 무더운 여름에 농민들이 땀을 흘리며 키운 정성이 가득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김 실장은 무릉리에서 생산한 농작물을 제값에 팔고 싶었다. 그래서 가격 상승을 위해 농산물 가치를 알리는 방법을 고민했다. 작물마다 편지를 만들었다. 편지에는 누가 키우고 어떻게 키웠고 맛있게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담았다. 이랬더니 무릉리 농산물에 팬들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무릉외갓집이 수확한 농산물 전부 판매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도 판로가 없어 생산자들이 농산물을 판매해 달라고 사정할 때는 김 실장은 무척 속앓이를 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농산물 유통학교 설립이다. 인터넷 스토어 개설을 어려워하는 생산자들은 이곳에서 교육을 받으면 직접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들과 직접 거래 할 수 있는 실력을 갖줬다. 교육을 마친 생산자들이 직접 소비자들과 직거래해 무릉외갓집보다 자신의 농산물 판매량이 높다는 소식은 김 실장에게는 무척 기쁜 소식이다.

요즘도 김 실장은 바쁘다. 어떤 벌레가 생겨서 어떻게 과일이 상했는지, 올해는 날씨가 어때서 과일이 어떻게 됐는지, 농부들의 사정을 콘텐츠로 만들어 소비자에게 알려 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순일 실장은 소비자들에게 과일 하나에도 농민들이 얼마나 땀 흘리며 재배했는지를 알려 소중하게 먹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고 싶다라며 이런 무릉외갓집 직원들과 저의 마음을 알아주는 주민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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