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양재 애서운동가

제주신공항 건설의 찬반을 묻는 여론 조사나 찬반 투표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하는 것과 같다. 제주시는 서귀포시보다 인구수가 2배가 넘고, 신공항 지역의 땅을 수용당하는 주민들은 반대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반대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여론 조사에서 반대 47%, 찬성 44.1%라는 2.9%의 근소한 차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더욱이 반대 측은 반대 여론을 수년간 조성하였으나, 찬성 측은 찬성 여론을 거의 조성하지를 않았다.

현재 제주도 상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제주시 상인들은 신공항이 생기면 상권(商圈)과 상권(商權)을 서귀포시에 상당히 빼앗긴다고 여기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그것은 기우(杞憂)이다. 제주도의 시장 및 경제는 더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 신공항 건설 문제는 서귀포시 시민과 제주시 시민 간의 갈등 국면에 들어가 있다. 현재 도민들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 상황의 극복은 매우 중대한 문제이다. 신공항을 반대하는 도민들이 신공항 건설을 투표로 결정하자며, 도민결정권을 주장한다. 엄밀하게 분석해보면 투표로 결정하자는 것은 반대를 관철하기 위한 기만적 술수라 할 수도 있다.

신공항이 들어서는 지역주민들에게는 주민생존권이 중요하다. 투자나 투기 목적으로 땅을 소유한 외지인에게 주민생존권은 보장될 수 없다. 그러나 현지에서 주민들에게는 지주이든 소작농이든 주민생존권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신공항으로 땅을 수용당하는 지역 거주의 지주와 소작농에게는 최고의 보장을 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외지인 소유자에게는 보상가를 차등 적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신공항이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면, 형식적인 신공항이 아니라 최신의 시설을 갖춘 주민생존권을 보장하는 신공항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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