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을 위한 관련 절차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은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논의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90년 4월 당시 교통부가 제주권 신국제공항 개발 타당성 조사에 들어가면서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논의가 본격화했다. 이후 2007년 12월 당시 대선에 출마했던 이명박 대통령 후보, 제주 신공항 개발사업을 공약으로 채택했고, 지난 2008년 5월 제주권 공항인프라 확충 범도민추진협의회가 구성되면서 도민 사회에서 공항인프라 확충 요구가 거세게 일었다.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은 2015년 11월 열린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최종보고회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 방안을 발표하면서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제2공항 건설 계획이 발표된 직후인 2016년 1월 열린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용역 주민설명회가 파행을 겪는 등 제주도민 사회가 제2공항 건설 계획을 놓고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지금까지 갈등을 겪고 있다.

전략환경영향평가 재보완서 제출, 전략환경영향평가 최종 반려,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검토 연구 입찰,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보완 환경부 제출, 전략환경영향평가 ‘조건부 동의’ 등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위한 관련 절차는 제주도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가 ‘마이웨이’ 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29일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읍에 위치한 성산국민체육센터에서 제주 제2공항 1차 도민경청회가 열렸다. 이번 경청회는 국토교통부의 제2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 고시에 앞서 도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그동안 제2공항 건설 계획 등과 관련한 각종 설명회와 공청회 등이 무산되는 등 파행을 겪었지만, 이번 도민경청회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그나마 다행이다.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제주도민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다만 이번 도민경청회 역시 제2공항 건설계획 추진을 위한 절차 가운데 하나로, 자칫 요식행위로 머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우려할만한 대목이다.

제주도민들이 찬성과 반대 입장에서 각자 요구하는 사항은 분명하다. 찬성과 반대 양쪽 의견 모두를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에 반영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느 한쪽 의견이 좀 더 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다른 의견을 낸 도민을 설득할 제3의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지금까지 하던 것처럼 제주도민 의견을 듣는 척만 하고 자기들 계획 추진에만 집중한다면 제2공항 건설 여부에 상관없이 제주도민 저항은 이어질 것이란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주민투표법에 따라 주민투표 대상에서도 제외한 국책사업이라고 하더라도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은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수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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