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리이웃들] 한영남 영화감독

20대 시절부터 영화인 꿈꿔

30대에 조감독 맡으며 인연

20년간 서귀포시 비경 담아

한영남 영화감독

43년간 영화인 외길을 걸어온 한영남 영화감독. 그는 ‘제주가 좋수다’ ‘신효포제’ ‘신들의 고향’ 등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감독상 등을 수상하며 서귀포다움을 세상에 알려 왔다.

고교 시절 화가를 꿈꾸던 한 감독은 스무살에 우연히 배우의 길을 걷게 된다. 충무로에서 배우는 어려운 삶이었다. 하지만 스크린에 나오고 싶다는 순수한 생각은 그의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 힘든 영화산업은 영화출연 기회조차 주지않아 한 감독은 귀향할 수밖에 없었다.

귀향한 한 감독은 생계로 영상 스튜디오를 운영하던 중에도 영화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중 30대인 한 감독에게 기회가 찾아 온다. 서귀포에 촬영온 이영호 필름 소속 석도원 감독과 인연을 맺게 되어, 조감독을 맡게 된 것이다.

이때 한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 소양을 쌓게 된다. 동시에 당시 평범한 장소였던 섭지코지, 대포 주상절리 일대 등에서의 촬영은 아름다운 서귀포 자연을 남기고 싶은 마음을 들게해, 20여 년간 수백 개의 서귀포의 절경을 영상에 담는 계기도 됐다. 또한, 한 감독은 서귀포 사람들의 일상을 영상에 담기도 멈추지 않았다.

농민들의 고단한 삶을 12년간 촬영한 다큐인 ‘귤꽃이 피면 황금 왈’은 제2회 대한민국영상문화 시상식에서 감독상의 영광을 줬다. 이런 성공에도 한 감독은 마냥 영화를 찍을 수 없었다. 영화제작비용을 감당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는 칠십리 축제, 기우제, 마을 포제 등을 수십년간 영상에 담으며 서귀포 문화기록를 멈추지 않아, 다큐 영화감독의 길을 걸어 나갔다.

영상 촬영장비 디지털화는 한 감독을 카메라와 더욱 자주 만나게 했다. 매년 찾아오는 태풍은 한 감독을 휘몰아치는 파도앞에 서게 했고, 마을 곳곳에 떠오르는 아침 해는 한 감독 이 새벽 잠을 설치게 했다. 이런 십 여년간의 촬영은 제주가 좋수다 등의 영화를 제작하는 밑거름이 됐다.

요즘 한영남 감독은 4·3사건, 남영호 침몰사건 유가족 등과 대화를 나눈 ‘해녀의 봄’이라는 작품을 촬영 중이다. 제주 비극을 영상에 담아 세상과 희생자의 넋을 달래고 유족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치유하고자 기획 했다.

한영남 감독은 “43년 영화 인생은 쉽지 않은 길이었고 힘들었다. 그래도 오늘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나는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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